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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대표, '위스키 침체' 속 디아지오 체질 개선 나선다


한정판·소용량 위스키·수입맥주 강화로 실적 하락 돌파구 마련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 초 디아지오코리아의 새 수장이 된 이경우 대표가 외식·유흥 문화 변화에 맞춰 맥주 매출 비중을 2배로 늘리고, '홈술·혼술족'을 공략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 대표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디아지오코리아 본사에서 미디어 나잇 행사를 갖고 "홈술과 혼술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대표로 취임한 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해 왔다"며 "블렌디드 위스키는 소용량으로, 싱글몰트 위스키는 '싱글톤'으로, 맥주 시장은 '기네스'와 내년 초 출시하는 신제품으로 시장 경쟁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는 국내 위스키 시장 성장을 이끌어 온 업계 1위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호황을 누리며 한때 5천억 원대 연매출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외식·주류 문화 변화로 '윈저', '조니워커' 등 주력 제품 매출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전체 매출도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아지오의 지난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 매출은 전년 실적(3천257억 원)보다 6.8% 감소한 3천34억7천만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72억 원으로 전년(568억 원) 34.5% 급감했다. 이는 2007년 1천317억 원을 기록한 후 최저 실적이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취임 후 바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사옥을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이전했으며, 업무 활성화를 위해 새 사옥에 지정석을 없애고 마케팅 전문가인 이관섭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장을 전무로 영입했다. 또 8월에는 입사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이 대표는 "7월에 강남 시대를 마감하고 여의도로 이사를 오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자율 좌석제를 도입하고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구현했다"며 "부서별, 직급별로 의사소통이 원활해진 만큼 내년에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스키 성수기, '한정판·싱글몰트'로 공략

위스키 시장 침체와 맞물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디아지오는 내년에도 'W' 시리즈를 앞세워 저도주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 그동안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싱글몰트 위스키 매출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문화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이반 메네즈 디아지오 CEO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위스키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홈술과 혼술이 인기를 끌며 저도주 시장이 확산되고 있어 'W' 시리즈로 계속 공략할 것"이라며 "접대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전통적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법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이 대표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위스키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윈저'로 대표되는 로컬 위스키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고, '조니워커' 등 인터내셔널 위스키 시장에서는 소용량과 한정판 제품을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또 '싱글톤'을 중심으로 '탈리스커', '달위니' 등 제품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문화 마케팅을 적극 펼쳐 싱글몰트 매출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지난 2015년 'W 아이스' 출시를 시작으로 2016넌 10월 'W 시그니처 17', 2017년 10월 'W 시그니처 12'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또 저도주로는 드물게 'W 시그니처 12& 17' 같은 연산 표시 제품을 선보이며 최근 떠오른 '가심비'를 잡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디아지오코리아는 저도주 시장에 처음 진출한 2015년 1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16년 23%, 2018년 8월 기준 30%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주류 문화가 퍼지면서 좋은 위스키를 마셔야 겠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유흥 시장에서는 '윈저'와 'W'로, 홈술 시장에서는 '조니워커'를 앞세워 고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최근 혼술족이 많아지면서 소용량으로 출시된 조니워커 레드와 블랙이 1년에 50~60%나 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덕분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시장 점유율이 40%가량으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디아지오는 위스키 성수기 시즌인 12월에 맞춰 '조니워커'의 판매 활성화를 위해 미국 방송사 HBO와 손잡고 유명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모티브로 한 한정판 '화이트 워커'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얼음을 연상시키는 흰색 패키지가 인상적으로, 병뚜껑을 열면 '윈터 이즈 히어(Winter is here)'라는 메시지가 패키지에 나타난다. 알코올 도수는 41.7도로, 가격은 '조니워커 블랙'보다 10% 가량 높다.

이 대표는 "내년 4월 방영 예정인 '왕좌의 게임 시즌8'의 일정에 맞춰 '화이트 워커' 제품을 국내에 1만 박스 가량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라며 "'왕좌의 게임 시즌8'이 시작되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7개의 왕국을 상징하는 패키지가 적용된 한정판 제품을 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맥주 제품군 확대…내년 초 신제품 출시

이 대표는 내년부터 위스키 외에 수입맥주 제품군도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디아지오가 해외에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는 '기네스'를 비롯해 '터스커', '스미딕스', '하프', '킬케니', '빈트후크', '홉 하우스 13', '록쇼어' 등 10개 미만으로, 국내에는 '기네스' 흑맥주(스타우트)와 '하프' 라거만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기네스'로 국내 스타우트 시장 점유율의 75~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타우트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가 있어 다른 맥주 제품을 들여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년 초에 대형 맥주 브랜드 1종을 들여와 수입맥주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기네스 홉 하우스 13' 라거 제품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마친 상태로, 내년 초에 이 제품을 국내에 본격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디아지오가 보유한 '블랙라거', '니트로IPA', '블론드 아메리칸 라거' 등의 기네스 제품도 국내로 들여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 대표는 "최근 디아지오가 수제맥주 종류를 많이 내고 있다"며 "영국과 아일랜드 중심으로 판매가 되고 있지만 양이 많지 않아 국내에 들여오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기네스 스타우트는 부드러운 편으로, 이보다 탄산감이 높은 오리지널 제품을 지난해에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알지 못해 아쉽다"며 "스타우트 시장 외에 다른 맥주 카테고리에서도 마켓 쉐어를 넓히기 위해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들여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내 위스키 시장은 10년째 감소하고 있는 반면, 수입맥주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디아지오 전체 매출에서 20% 정도인 맥주 비중을 내년에는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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