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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강남서 면세사업 첫 발…업계 지각변동 올까


다음달 1일 무역센터점 오픈…"2020년 매출 1조 달성 목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울 강남 코엑스 단지 안에 시내 면세점을 열고 면세점 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현재 면세업계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가 주도하고 있지만, 유통 강자인 현대백화점이 시장에 뛰어든 만큼 향후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서울 강남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음달 1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5년 7월 면세사업을 위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입찰에서는 총점 801.5점으로 1위에 올라 면세점 운영권을 처음 획득했다.

이후 10개월여간 준비 끝에 선보이게 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최적의 입지 ▲인지도 높은 국내외 브랜드 420여 개 입점 ▲차별화된 디지털 미디어 체험 특화 공간 마련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마케팅 등을 통해 면세점 강남 시대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황해연 현대백화점그룹 대표는 "이번 시내 면세점 오픈을 시작으로 내년 인천공항 입찰을 시작으로 공항 면세점과 해외 면세점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시내면세점에서는 내년까지 매출 6천700억 원,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스(MICE) 관광특구·한류 중심·의료관광 메카 등의 풍부한 인프라와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는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 면세점'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면세점간 선의의 경쟁을 촉발시키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도 증진시켜 국내 면세점 산업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까지 총 3개층에 특허면적 기준 1만4천250㎡(약 4천311평) 규모로 들어선다.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천500여 명이며, 중·대형 버스 43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향후 대형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경우 인근 외부 및 공영주차장 등을 추가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내부는 '럭셔리, 뷰티&패션, 한류'를 3대 콘셉트로 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꾸밀 것"이라고 밝혔다.

'럭셔리' 콘셉트로 브랜드가 구성된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8층은 40여 개 명품·해외패션·주얼리·워치 브랜드가 입점한다. 이곳에는 구찌·버버리·페라가모·발리 등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IWC·오메가 등 글로벌 워치 브랜드도 선보인다.

특히 국내 면세점 최초로 '알렉산더 맥퀸' 공식 스토어를 오픈하며 막스마라·베르사체 등이 입점된 '해외패션존'도 별도로 구성했다. 또 휴고보스·몽블랑·제냐 등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남성존'을 마련했으며, 보테가베네타(11월 말), 프라다(내년 3월), 몽클레르(내년 2월) 등 정상급 해외 브랜드 입점도 예정돼 있다.

황 대표는 "아직까지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을 입점시키지 못했지만 다른 신규 면세점들도 이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는 데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을 통해 3대 명품 브랜드를 하루 빨리 입점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9층에는 국내외 화장품·잡화·액세서리 등의 브랜드 290여 개가 입점한 '뷰티&패션관'이 문을 연다. 뷰티존은 설화수, 에스티로더, 입생로랑 등 150여 개의 국내외 뷰티 브랜드로 구성됐으며, 실큰·누페이스·뉴아 등이 입점된 '뷰티 디바이스존'이 면세점 업계 처음으로 들어선다.

또 뷰티 브랜드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도 선보인다. 오휘·후·숨37도 등 브랜드를 직접 사용해보고 고객의 피부타입에 따라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수 있는 'LG생활건강 통합관'과 '라프레리 스파룸', 로레알그룹의 메이크업 브랜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메이크업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10층에는 한류 문화 전파를 위한 9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된 '라이프스타일관'이 들어선다. 국내 아동복 '해피랜드 통합관'과 패션 브랜드 'SJYP'가 면세점 업계 처음으로 입점하며, 국내 캐릭터 브랜드 '라인 프렌즈'와 홍삼·김 등 해외에서 인지도 높은 식품 브랜드도 선보인다. 이 외에도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180여 개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유통, 패션, 식품·생활, 여행·관광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영역을 갖춘 그룹의 강점을 활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각 계열사들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해 고객들을 끌어들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합류로 '면세점 강남시대' 활짝

이번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오픈으로 '면세점 강남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서울 강북에 집중돼 있던 면세점 시장 판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면세시장은 강북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소공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라면세점이 이끌었다.

실제로 올해 9월까지 강북지역에 위치한 면세점별 매출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3조1천360억 원, 신라면세점이 2조1천345억 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1조4천89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전체 면세시장 매출 14조870억 원 중 48.1%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인 대리구매상인들이 강북지역에 몰리면서 이 지역에 있는 상위 3개 면세점에 매출이 집중돼 있다"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오픈하면 강남 지역도 4km 근거리에 3개 면세점이 모여 있게 돼 고객 분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면세점 특허 전쟁이 시작된 2015년 이전까지 서울 시내 면세점 중 강남에 위치한 곳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 2곳뿐이었지만, 올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까지 오픈하면서 총 4개로 늘었다. 그러나 강북에 비해 쇼핑객들이 많지 않아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강북지역 면세점들은 인근에 모여 있어 쇼핑객들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장점때문에 운영이 잘되고 있는 상태"라며 "강북은 상품 구성이 많고 면세점간 거리가 가까워 화장품 판매 제한으로 여러 면세점을 이동해야 하는 중국인 대리구매상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쇼핑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오픈으로 강남에도 면세점이 4곳으로 늘었지만, 앞으로 강북 면세점들만큼 고객들을 잘 유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특히 면세업계 큰손이 된 다이공과 외국인 관광객 등이 얼마나 유입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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