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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넌, 113년 롤스로이스 역사를 담고 전통을 깨다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113년 전통의 럭셔리 카 브랜드 롤스로이스가 브랜드 첫 SUV인 컬리넌을 세상에 내놓았다. 컬리넌은 롤스로이스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럭셔리 카 명가'라는 전통을 벗어난 신개념의 차다.

지난 10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슬혼에서 진행된 글로벌 시승회에서 컬리넌의 탄생 비화 및 철학, 향후 계획 등을 개발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컬리넌은 신형 6.75ℓ V12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한 상시4륜구동 SUV다. 최고출력 563마력, 최대토크 86.7kg‧m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온‧오프로드를 위한 차다. '힘들이지 않고 어디든(Effortless Everywhere)' 갈 수 있다는 게 이 차의 콘셉트다.

일부에서는 컬리넌의 정체성을 두고 '3박스 세단'과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틸로 데멜러 BMW그룹 롤스로이스 생산라인 엔지니어는 "컬리넌은 분명히 말하지만 3박스 세단이 아닌 순수한 SUV"라고 딱 잘라 말했다.

컬리넌은 이제까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SUV의 주행성능을 가졌다. 특히 오프로드에서의 성능은 비교불가다.

틸로 엔지니어는 "지구상에서도 굉장히 거친 지형에서의 주행테스트를 통해 SUV로서의 성능을 시험했다"라며 "개발 기간 동안 많은 실패를 했지만 조금씩 고쳐나간 결과 SUV가 가져야 할 힘과 접지력을 갖췄고, 그 결과 레인지로버도 성공하지 못한 아랍 반도의 붉은사막 주행을 해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컬리넌은 개발 이유부터 작명, 디자인, 주요 타깃 고객까지 모든 면에서 롤스로이스가 추구해온 전통을 탈피하는 조금은 특별한 차량이다. 첫 SUV 모델이라는 점과 그간 쌓아온 브랜드의 명성 때문에 시작부터 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많은 고민이 묻어 있는 차이기도 하다.

리처드 카터 롤스로이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즈 총괄은 "컬리넌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고객의 요청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라면서도 "팬텀, 고스트, 던 등 롤스로이스 라인업에 SUV를 포함시키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우리가 SUV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타당함을 주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SUV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1906년부터 시작된 자신들의 역사를 되짚어 봤다. 그리고 고스트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을 누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프로드 차량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SUV를 만들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그렇게 시작된 '컬리넌 프로젝트'는 기획단계에서 개발완료까지 총 5년이 걸렸다.

하지만 여전히 최초 SUV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진 않았다. 앞서 포르쉐가 SUV 카이엔을 내놓았을 때 상당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는 이런 과거 사례를 참고해 컬리넌을 만드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틸로 엔지니어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심사숙고한 뒤 컬리넌을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순수하게 롤스로이스이면서도 고객의 요청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고, 롤스로이스만의 승차감인 매직 카펫 라이드를 온로드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컬리넌은 작명도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피했다. 그간 롤스로이스는 팬텀, 고스트, 레이스 등 유령을 상징하는 단어로 차량의 이름을 지었다. 컬리넌은 1905년 남아프리카에서 체취돼 영국 에드워드 7세의 생일 선물로 헌상된 지구상에서 가장 큰 3천106캐럿의 다이아몬드의 이름을 따왔다. 로드리 굿 롤스로이스 제품 스페셜리스트는 작명 방식 변화에 대해 "팬텀, 고스트, 던 등 롤스로이스 기존 제품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움은 디자인에서도 시도됐다. 기존 브랜드의 DNA를 드러내면서도 SUV의 특성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가 롤스로이스의 고민이었다. 이들은 온고지신(溫故知新)에서 그 해답을 찾아냈다.

펠릭스 퀼버트우스 롤스로이스 디자인 총괄은 "롤스로이스의 전면부는 판테온 신전을 연상시키는 그릴과 스피릿 오브 엑시터시(환희의 여신상), 엔진 때문에 긴 보닛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후면으로 가서는 그런 것이 부족했다"라며 "1920년대의 롤스로이스는 긴 보닛인 반면 짐을 싣는 부분이 지금과 달랐고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루프라인에서 트렁크라인까지 짧지만 부드러운 느낌으로 후면 디자인을 했다"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차는 그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셀럽을 위한 차', '평범한 사람들은 탈 수 없는 차'로 각인됐다. 이런 롤스로이스 브랜드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을 깨는 모델이 바로 컬리넌이다. 그런 의미에서 컬리넌은 롤스로이스에게도 고객에게도 특별한 차다. 로드리 스페셜리스트는 "컬리넌은 셀럽을 타깃으로 하진 않는다"라며 "일상생활에서 매일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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