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정유사가 고유가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 정유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휘발윳값 중 60% 가량이 유류세라고 항변하지만, 소비자의 성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정유업계는 기대하는 눈치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15.4원이나 오른 1천674.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둘째 주(1685.7원)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향후 유가가 더욱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유가전망에 따르면 올해 4분기에는 WTI가 전월 대비 5.36%증가한 배럴당 73.05달러를, 브렌트유는 5.4% 증가한 81.09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 말까지 고유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오펙의 감산 지속과 최근 이란 및 베네수엘라 공급차질, 세계 경제성장률 호조에 따른 견조한 수요 증가 등으로 내년까지 원유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13일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정유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세에 편승해 폭리를 취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등에서는 "정유사들이 유가를 올리는 이유만 있고 내릴 때는 이유조차 없다" 등의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휘발유 가격의 약 60% 가량이 유류세라고 항변한다. 실제로 10월 3주 휘발유 소비자 판매가격이 리터당 1천674.93원으로 이중 55.73%를 차지한 933.48원이 세금이다. 국제휘발유가 628.55원(37.53%), 정유사 마진은 18.24원(1.09%), 주유소 마진이 94.66원(5.65%)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유업계는 오히려 정부의 유류세 인하 검토 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의 60%가 유류세인 만큼 유류세를 인하해야 소비자 체감 기름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고유가는 정제마진 하락을 불러일으켜 정유사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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