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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콤마보니 숙련 제화공의 하소연…"코오롱FnC 공임 업계 최저"


코오롱FnC "본사 소관 아냐…이미 업계 최고 수준 공임 제공"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슈콤마보니는 다른 수제화보다 디자인이 복잡해 다른 브랜드 구두보다 만드는 시간이 3~4시간 더 걸립니다. 시간당 공임으로 따지면 성수동 최하 수준입니다."

"편의점에서 1시간 일을 해도 7천~8천원을 받는데 30~40년 일한 제화공은 1시간에 5천원을 법니다. 30만원 짜리 구두를 팔면서 공임 3천원도 못 올려주는 게 말이 됩니까?"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31일 서울 성동구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슈콤마보니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코오롱FnC와의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코오롱FnC 본사가 ▲신발 1켤레당 공임 3천원(기술자 1인 당 1천500원) 인상 ▲4대 보험 적용 ▲퇴직금 제공 문제를 하청에 떠밀지 말고 직접 나서라는 주장이다.

김종민 제화노조 조직차장은 "코오롱FnC는 제화공을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며 "심지어 본사 담당자는 노조가 계속 요구하면, 성수동에서 제작하는 물량 1만 족 중 절반 가까이를 다른 지역이나 중국으로 뺄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고 꼬집었다.

◆제화공 "소사장제 도입 후 노동 사각지대 놓여"

제화공들은 제화업계가 2000년부터 '소사장제'를 도입하면서 '노동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토로한다. 브랜드 본사의 생산 하청업체에 속해 일을 하면서도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소사장제는 일종의 특수고용직으로, 4대 보험, 퇴직금, 연차 휴가 등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제화공들의 경우 임금 교섭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0년 가까이 공임이 동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30만원 짜리 구두 한 켤레를 만들면 제화공에게 주어지는 공임은 7천원을 밑돌았다. 이런 가운데 구두 브랜드 탠디가 지난 4월 공임을 500원 인하하자 제화공들은 거리로 나왔다. 이를 시작으로 세라제화·고세제화·미소페에 공임 현실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해 본사와 단체협약을 맺는 등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텐디는 공임을 기술자 1인당 1천300원 인상하고 상·하반기마다 노사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세라제화와 고세라제화는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각각 공임 1천400원, 1천500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여기에 세라는 4대 보험을, 고세는 퇴직 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달 초엔 라팡제화가 공임을 1천500원 인상했고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할 예정이다.

노조는 코오롱FnC 역시 다른 제화업체처럼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하청업체를 거치지 않아야 본사의 납품가 인상이 제화공 수익 확대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FnC "노조, 하청업체와 얘기해야…본사 권한 없어"

반면 코오롱FnC는 하청업체와 제화공 간 문제라 본사가 나설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본사 관계자는 "제화 노동자들은 생산 협력사와 계약한 관계라, 4대 보험 적용 등의 문제는 본사가 아니라 협력사와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며 "브랜드 본사가 협력사에게 "노조와 적극 협상해달라" 요청할 수는 있지만 "제화공의 임금을 올려라"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하청업체에 대한 월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노조가 요구하는 공임 인상폭이 지나치게 크다고 반박했다.

본사 관계자는 "성수동 일대 공임이 10년 가까이 동결돼 있었는데, 코오롱FnC는 슈콤마보니를 2012년에 임금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24일 하청·노조와 함께 공임을 2천600원 인상하기로 했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인상안에 합의했던 노조가 이틀 뒤 갑자기 3천원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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