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최근 최대주주가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철회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유지인트가 곧바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번 CB 발행대상자는 최대주주인 딜던쉐어즈와 연관이 깊은 조합이다.
CB 발행 조건은 채권자에게 크게 유리하다. 결국 최대주주 측은 손해보는 유상증자 대신 손실 가능성이 적은 CB로 바꿔 투자한 셈이다. 그러는 사이 유지인트는 불성실공시법인 등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지인트는 전날 150억원 규모의 제 9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27일 이사회 결의 후 사흘 만에 자금 납입과 발행이 이뤄졌다. 전환사채(CB)는 인수자가 나중에 상환시점에 돈으로 받을지, 주식으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는 채권이다.
제 9회차 CB는 인수자 측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됐다. 일단 전환가 조정 횟수 제한이 없고 한도도 액면가(500원)까지로 매우 낮다. 전환가 조정일도 매 3개월에서 1개월로 정정했다.
통상 다른 상장사는 CB를 발행할 때 전환한도를 초기 전환가의 70%로 제한한다. 유지인트의 경우 45% 수준이다. 다시 말해 유지인트의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주식으로 전환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조건의 CB를 인수하는 곳은 '에이젝스1호조합'이다. 에이젝스1호조합은 출자자수 2명으로 성효중씨가 50%의 지분을 보유한 조합이다. 성 씨는 유지인트의 자회사 유지에셋의 사내이사다. 이 곳에서 조상경 유지인트 이사와 함께 근무한다.
조 이사는 유지인트의 최대주주 딜던쉐어즈의 대표다. 앞서 딜던쉐어즈는 2016년 8월11일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후 약 2년간 14번이나 대금 납입을 미루다가 지난 20일 철회했다. 최대주주의 변심 때문에 유지인트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딜던쉐어즈가 유증을 철회한 이유는 유지인트의 주가가 너무 낮아서다. 다만 딜던쉐어즈가 인수한 후 유지인트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했다는 점에서 최대주주가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발행한 CB도 주가가 떨어져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설계해 책임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유지인트 측에 문의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장효원기자 specialjh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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