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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업굴기③] LCD 삼킨 中 디스플레이, 이제 OLED로


중소형 OLED의 경우 2020년까지 점유율 40% 도달할 듯

중국의 굴기(堀起)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 과거 한국 완제품의 짝퉁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국 제조 2025'에는 2025년까지 로봇·양자컴퓨터·항공우주·신소재·바이오·AI(인공지능) 등에서 세계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이 깔려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국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기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기업들이 글로벌시장 곳곳에서 뛸 수 있는 도약대 구축이 절실하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의 '산업굴기'가 본궤도에 오른 업종으로 손꼽힌다. 중국은 막대한 가격 경쟁력으로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장악했고, 차츰 이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까지 뻗치고 있다.

전세계 1위를 공고하게 지켜왔던 한국의 LCD 기술은 중국에 따라잡혔다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지난해 글로벌 대형 LCD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21.5%의 점유율로 LG디스플레이(20.2%)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또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이 한국 33.2%, 중국 24.8%라고 발표했다. 2011년 중국의 점유율이 5.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런 경향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의 LCD 생산 증가로 LCD 가격은 지속 하락했고,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그 대안으로 OLED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반면 중국은 거의 원가 수준으로 LCD 패널을 공급하면서도, 정부의 막대한 지원 속에 손해를 메우며 LCD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이다. LCD에서 수익을 거두지 못한 삼성·LG디스플레이는 실적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LCD 생산라인 증설도 줄줄이 예정됐다. BOE, 차이나스타(CSOT), HKC 등이 10세대 LCD 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선두주자인 BOE는 10.5세대(2940X3370㎜) LCD를 생산하는 허베이 B9라인을 지난 3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했고, 올해 4분기 중 이를 확대한다. 우한에도 B17 라인을 2020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차이나스타는 오는 2019년부터 T6·T7 라인을, HKC는 2019년부터 8세대(2200mmx2500mm) LCD 라인을 가동하며, 폭스콘과 CEC판다 등도 2018년 하반기 이후 LCD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희망은 OLED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중국 간 OLED 제조 기술격차를 3~5년 선으로 보고 있다. 아직 중국 업체들의 OLED 수율(투입 수에 대한 완성품 비율)은 20~30%대로 낮고, 생산량도 많지 않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98.1%)가,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80.8%)가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OLED는 중국의 추격이 심상찮다. BOE를 필두로 GVO·티안마·EDO 등이 중소형 OLED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IHS마킷은 2020년 들어서는 한국 업체들의 캐파(생산능력) 기준 중소형 OLED 점유율이 6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 증가로 인한 점유율 상승 때문이다. BOE는 OLED 생산라인인 B7의 양산을 올해 본격화했고 201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B11 라인을 건설 중이다. 티안마, CSOT, 비전옥스 등도 2018~19년 OLED 라인을 신규 가동했거나 가동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생산라인 증설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OLED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막대한 지원금을 뿌렸다. 해외 업체들의 견제에도 힘썼다. 중국 정부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공장 승인을 반년이나 미루면서 결과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양산 규모 확대 시기를 뒤로 늦추는 데 성공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것은 정부가 직접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라며 "LCD에 이어 OLED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지원을 통한 자국 업체들의 육성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을 스카우트하고,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들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기술격차가 3~5년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기술 격차는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최근 소형 OLED 라인 투자는 한국보다 중국 업체들이 훨씬 활발한데 여기에 더해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업체에서 임원, 고참 엔지니어까지 스카우트하고 있다"며 "이러한 중국의 맹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소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들을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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