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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도 근로시간 단축…쿠팡맨은 '특근' 압박 시달려


퇴근 1시간 당겼지만 물량부담 그대로…쿠팡 "채용 늘리겠다"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위메프에 이어 쿠팡도 본사 사무직과 쿠팡맨을 대상으로 포괄임금제 폐지 및 근로시간 단축에 나섰다. 유통업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1년간 유예된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인 조치인 셈이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부터 본사 사무직군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를 골자로 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그동안 IT직군에 한정됐던 재택근무 적용 대상을 넓히고 야근제도 등을 정비했다. 다만 이러한 개편안이 전 직군에 일괄 도입된 건 아니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쿠팡맨의 퇴근시간도 1시간 앞당겼다. 당초 쿠팡맨은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일했으나 1일부턴 오후 7시까지만 근무한다. 1시간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일 근로시간은 10시간으로, 주5일 근무 시 50시간 근무하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월급도 20만원 내외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소셜커머스가 속한 도·소매업은 특례제외업종이어서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적용된다. 유예기간이 1년이나 남았음에도 근로시간 단축에 앞장선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업무량은 그대로여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이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쿠팡맨들은 휴게시간을 쪼개 근무하는 일이 수두룩하다고 토로한다.

더욱이 여름 휴가철은 이커머스업계 최대 성수기다. 실제 작년 6·7월 쿠팡의 거래액(GMV)은 역대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했다. 지난 5월엔 하루 평균 로켓배송 상품 수가 140만개를 넘어서며 신기록을 세운 만큼, 올 여름 로켓배송 성장률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서 직접 뛰는 쿠팡맨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쓴 웃음을 짓는 이유다.

쿠팡맨 관계자는 "오후 8시까지 11시간 근무할 때도 배송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해 밤 11시까지 연장 근무하는 때가 많았는데, 여기에 근무시간까지 줄어드니 시간에 쫓기면서 배송을 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쿠팡맨은 정규직이, 정규직은 관리자가 되기 위해 회사의 평가를 받다보니 배송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에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실제 일하는 시간은 기존과 같은 11시간으로 볼 수 있는데, 받는 돈은 오히려 20만원 줄었다는 게 쿠팡맨들의 주장이다.

미배송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휴일에 출근하는 '특근'도 늘고 있다. 예컨대 캠프 1곳 당 하루 20명의 쿠팡맨이 출근한다면, 휴일인 쿠팡맨 중 2~3명에게 특근신청을 받아 주 6일(주 60시간)을 근무토록 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특례제외업종은 주 68시간까지 근무 가능해서 위법은 아니다.

또 인력 대비 물량이 많은 수도권으로 지역 쿠팡맨이 출장을 가는 경우도 있다. 특근과 출장은 쿠팡맨의 자발적인 신청으로 이뤄지지만, 쿠팡맨들 사이에선 줄어든 임금 보전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쿠팡맨 관계자는 "특근을 하면 평소 임금의 1.5배를 받을 수 있고 출장을 가면 출장비가 나오다보니 지역 쿠팡맨 사이에서 특근·출장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그러나 이렇게 한 둘이 타지역으로 빠지면 해당 캠프 역시 일손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 밀려드는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사실상 특근을 반강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 사업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데다, 최근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배송물량이 크게 늘어났다"며 "파트타임으로 쿠팡카에 동석해 쿠팡맨의 택배 운송과 전달 등을 보조하는 '워크맨'을 늘리고 쿠팡맨 채용을 늘리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으로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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