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의 아마존, 중국 중안보험 등 지구촌 '공룡'의 먹거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인 KPMG의 조재박 파트너는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생명보험협회 세미나에서 "미국과 중국 등 산업계 거대 기업이 헬스케어 산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재박 파트너는 "미국의 아마존과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이 합작한 헬스케어 벤처사는 3개사의 임직원만 합해도 120만명"이라며 "중국의 중안보험도 온라인 보험을 접목하는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보험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Alexa)'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실시간 건강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래리 하트숀 생명보험마케팅연구협회(LIMRA) 부사장은 남아공과 미국, 일본 등의 헬스케어 보험 상품을 소개하며 건강보험 분야의 혁신을 강조했다.
남아공의 디스커버리 사는 가입자 건강증진 활동 권유 프로그램인 '바이탈리티'로 영국의 푸르덴셜, 중국의 평안보험과 국제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국의 오스카 헬스는 인슈어테크를 접목해 헬스케어 상품의 단가를 낮췄다. 일본의 다이이치 생명도 선례로 꼽혔다.
인슈어테크와 헬스케어의 기술적인 접목과 상용화도 이미 실현됐다. 빅데이터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웨어러블이 주요 기술로 거론됐다.
조재박 파트너는 "IoT가 상용화되며 보험사와 고객이 실시간으로 소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형태의 보험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영역에서 급부상하는 중"이라며 "건강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고 클레임 처리와 언더라이팅 등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래리 하트숀 부사장은 "최근 미국 식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MindMotion Go'는 VR기술을 활용하여 입원 전후의 신경장애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의 접목은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 의학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래리 하트숀 부사장은 전망했다.
래리 하트숀 부사장은 "원격진료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며 비용절감 및 효율성의 극대화뿐만 아니라, 의료행위의 결과에 있어서도 더 나은 품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며 "미국에서는 청진기, 검청기, X-ray 등이 하나로 통합된 의료기기 생산을 통해 원격진료에 대한 솔루션 전반을 제공하는 기업 'V See' 가 출현하는 등 원격진료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꿀단지인 줄은 알지만…." 가이드라인 공백에 업계 '속앓이'
보험업계는 의료계와의 협의가 진척되지 않으며 글로벌 인슈어테크 트렌드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보험업계와 의료계는 헬스케어 보험에서 사용 가능한 의료 기록의 범주와 연계 상품의 폭 등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벌여왔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보험사가 의료법인과 제휴를 맺어야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허용하는 분야도 국소적인 7가지 사업뿐이다.
보건복지부가 2016년 2월부터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건강증진보험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보험업계와 의료계의 논쟁을 봉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복지부와 금융당국,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기관의 구체적인 협의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바이탈사인 등 단순한 자료를 통계화해 효율적인 상품을 개발하거나 보험료를 돌려주는 등 보험영역의 혜택을 넓히겠다는 의미일 뿐 의료인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게 아니"라며 "헬스케어가 4차 산업시대의 핵심 동력장치인 양 지목해놓고는 무딘 톱니바퀴는 보수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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