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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 야심작 '팬텀'의 추락…'물량 밀어내기' 논란


2년만에 가격 10% 인하…업계 "한시적 할인 조치로 시장 질서 흐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김동욱 골든블루 대표가 2년 전 야심작으로 내놨던 저가 위스키 '팬텀 오리지널'이 시장의 외면 받자 골든블루가 결국 '일시적 가격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위스키 저변 확대를 노리고 젊은층을 겨냥해 '팬텀'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골든블루' 만큼 인지도를 쌓지 못한 데다 판매량도 미미해 '골칫덩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골든블루가 가격 할인을 통한 '물량 밀어내기'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18일 골든블루는 이날부터 '팬텀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10% 가량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박스당 구성을 기존 6병에서 8병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팬텀 오리지널의 병당 공급가는 450ml 기준으로 1만9천950원에서 1만7천950원으로 10% 정도 인하됐다. 부가세 포함 시 출고가격은 2만1천945원에서 1만9천745원으로 조정된다. 박스당 공급가 역시 11만9천700원(6병 기준)에서 14만3천600원(8병 기준)으로 변경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내렸지만 보통 업소에서는 박스 단위로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판매 증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며 "한시적 가격 할인인 탓에 소비자가 아닌 도매상이나 업소들만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골든블루가 이 같이 나온 것은 위스키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업계 간 경쟁만 부추기는 결과"라며 "일시적으로 '팬텀 오리지널'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춘 것은 물량을 밀어내기 위한 '꼼수' 같다"고 지적했다.

골든블루는 2016년 '팬텀' 시리즈를 출시할 당시 젊은층을 겨냥하기 위해 바(BAR) 등 유흥 업소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위스키 시장 침체와 더불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 제품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타깃층이 불명확해 그동안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팬텀 오리지널'의 지난해 판매량이 골든블루 전체 출고량의 6.8% 가량인 2만6천500상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위스키 출고량의 1.6%에 불과하다.

홍대 클럽 등을 겨냥해 출시했던 '팬텀 화이트'의 경우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보드카'를 즐기는 젊은층을 겨냥해 내놨지만 시장 반응이 거의 없어 지난해 출고량은 566상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팬텀 화이트'의 출고량은 거의 브랜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골든블루가 이번에 '팬텀 화이트'의 가격을 내리지 않겠다고 한 것도 어느 정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서울 유명 위스키 바 관계자는 "골든블루가 선보이는 제품들은 위스키 마니아들이 찾는 주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잘 취급하지 않는다"며 "특히 '팬텀' 시리즈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어 골든블루가 판매량을 늘리기에는 쉽지 않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골든블루가 '팬텀' 시리즈의 판매량을 일시적으로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경쟁사인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회계년도 마감 시점인 6월에 맞춰 가격을 낮춤으로써 이들의 실적을 훼방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골든블루가 가격을 인하하며 국세청 고시위반을 교묘하게 피했다는 시각도 있다. 국세청 고시에 따르면 거래금액의 5%를 초과하는 가액의 경품을 제공할 수 없지만, 골든블루는 이번에 한 병당 가격을 낮춰 '에잇팩 프로모션'으로 2병을 공짜로 주는 셈이 됐다. 공짜로 2병을 주는 것이 아닌, 가격 할인을 통해 한 박스당 8병을 구성한 것으로 사실상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골든블루가 한시적 가격 인하를 통해 주류 유통 질서를 해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정책도 일관성 있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 인하로 판매량은 잠깐 늘어날 수 있지만 한 번 내린 가격을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아 결국 업계간 경쟁만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지친 위스키 업체들이 자존심을 꺾고 '세븐팩', '에잇팩' 프로모션을 장기화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출고가를 인하해도 업주들이 업소 판매가를 똑같이 유지한다면 소비 증진효과 없이 결국 위스키 가치만 하락해 시장 전반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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