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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비용] 한진그룹, 한진칼 주식 승계로 OK…증여세 1천억원


조양호 소유 한진칼 주식 17.84%,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 '증여' 방식

재계가 3~4세로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재계의 승계 작업을 지켜보는 눈이 많아졌다. 정부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그룹에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들도 재계의 지배구조 개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계 4위인 LG그룹이 4세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1조원에 가까운 상속세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그룹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영승계가 이뤄지거나 예상된 그룹을 중심으로 승계 비용을 산출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한진그룹은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기업 중 하나다. 2013년부터 진행한 지배구조 개편으로 순환고리를 단순화했고, 조양호 회장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의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역사는 故 조중훈 선대 회장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5년 조중훈 회장은 한진상사를 설립해 화물운송업으로 시작했다. 1956년 주한미군과 화물수송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확장 발판을 마련했다. 1969년 대한항공을 정부로부터 인수해 항공운송에 진출, 이후 운송업과 레저업, 여행관광업 등에 진출해 현재의 조양호 회장 대에 이르렀다.

70년 넘는 역사의 한진그룹도 3세 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승계에 상당한 과정이 필요한 다른 그룹들과 달리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는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주식을 증여받으면 그룹을 이어받을 수 있는 단순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2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1천55만3천258주(17.84%)다. 19일 종가(1만9천100원) 기준 주식평가액은 약 2천15억원이다. 조양호 회장의 3남매는 향후 이 주식을 받으면 된다.

2018년 상속 및 증여세율은 과표 구간 30억원 이상의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증여받게 되면 3남매는 증여받은 주식의 50%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증여를 받으면 증여세는 약 1천7억원에 달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29%,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2.34%,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27%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 중이다. 향후 조양호 회장 지분을 확보하면 3남매의 지주사 지배력은 약 27.4%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현금화할 수 있는 다른 계열사 지분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따라서 지분 상속에 따른 세금 납부는 연부연납 방식을 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부연납은 조세 일부를 법정신고 기간을 지나서 낼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해 주는 연납의 한 종류로 조세를 장기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다. 즉, 상속 또는 증여 금액이 거액일 경우 일시 또는 분할 납부가 힘든 경우 여러 해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는 제도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달 11일 종로세무서와 한진칼 주식 100만 주에 대한 연부연납 담보 계약을 맺었다. 조 회장의 3남매 역시 2014년 11월 한진칼 주식 42만여 주를 각각 용산세무서와 반포세무서, 종로세무서 계약상대로 연부연납 담보를 계약한 바 있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주식 증여가 중요한 까닭은 한진칼이 대한항공(29.96%), ㈜한진(22.19%), 정석기업(48.27%), 진에어(60%) 등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한진칼만 지배하면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의 승계작업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평가된다. 핵심이 됐던 곳이 설비 구축 등 정보기술 사업을 했던 유니컨버스다. 이 회사는 2007년 설립됐다.

승계의 키로 평가받던 유니컨버스는 일감 몰아주기의 표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가 제기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고자 지난해 8월 조양호(5.54%), 조현아(27.76%), 조원태(38.94%), 조현민(27.76%) 등 네 사람은 2017년 8월 자신들의 지분을 대한항공에 증여했다. 이들의 지분을 받은 대한항공은 11월 유니컨버스를 흡수했다.

대한항공 기내 상품 판매를 담당했던 싸이버스카이도 조양호 회장 일가의 회사였다. 싸이버스카이는 2003년까지 조양호 회장이 최대주주였지만 이후 3남매가 지분 33.3%를 나눠 가졌다. 2015년 11월 대한항공이 지분 전량을 매입하면서 현재는 대한항공의 자회사가 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사이 대한항공은 2013년 8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한진칼을 설립했다. 지주사인 한진칼과 항공운송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으로 나누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했다. 2014년 말 한진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5.3% 전량 매각하면서 한진그룹은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냈다.

이어 2015년 4월 23일 한진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인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투자 부문을 합병하기로 했다. 한진은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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