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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에누리'로 이커머스 승부수"


"두 마리 토끼 동시에…연내 상장 후 해외 역직구 사업 강화"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국내 1위 전자상거래플랫폼(유료회원 기준) '메이크샵'과 해외직구 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의 2막이 올랐다. 1999년 향수 쇼핑몰로 온라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는 써머스플랫폼 인수와 상장으로 국내외 이커머스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낸다.

3일 서울 금천구 코리아센터 사옥에서 만난 김기록 대표는 "이달 중으로 써머스플랫폼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증자를 추진 중"이라며 "상장 전 M&A(인수·합병)에 대해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협상 중일뿐, 정확한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추가 증자금액이 500억~600억원 선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지난달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를 운영하는 써머스플랫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실 기업공개(IPO) 앞두고 대규모 M&A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상장을 위해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자칫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써머스플랫폼 인수 후 연내 상장이라는 다소 모험적인 방안을 선택했다. '일을 벌여라, 사고를 쳐라'로 요약되는 그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또 몰테일이 메이크샵 쇼핑몰의 '역직구' 플랫폼이라면 에누리는 새로운 '판로'가 돼줄 것이란 믿음도 있었다.

김 대표는 "메이크샵 쇼핑몰들이 상품을 팔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가 부족했는데 에누리라는 오픈마켓에 입점하면 보다 쉽게 트래픽을 늘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에누리에도 많은 판매자들이 입점해 있는데 이들이 메이크샵의 쇼핑몰 솔루션을 사용하거나 몰테일의 물류·CS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겠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써머스플랫폼이 보유한 빅데이터와 분석기술도 인수에 적극 나서게 된 요인이다.

써머스플랫폼은 2억5천만건의 상품 DB, 250만명 패널의 쇼핑 구매 데이터, 월 8억 건의 배송 데이터 등을 보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PDSS(상품데이터 표준화솔루션) ▲MIRS(마케팅 인사이트 리포팅 서비스) ▲ASAS(AI 쇼핑 에이전트 서비스)를 독자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메이크샵 쇼핑몰에 마케팅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키워드 광고를 제안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써머스플랫폼의 분석기술을 활용해 메이크샵과 몰테일의 데이터를 표준화하거나 가공할 예정"이라며 "예컨대 메이크샵의 고객관리 챗봇 솔루션인 '바로톡'에 빅데이터를 적용하면 고객이 주문 상품에 대한 배송상황을 일일이 묻지 않아도 현재 배송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선제적으로 알려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점에서 김 대표는 인수 후에도 써머스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200명 규모의 사세도 더 키울 예정이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 대표는 "현재 에누리 경영진과도 4,5번씩 만나 인수 후 회사 경영방침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인수에 따른 부작용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으로 메이크샵에 날개 단다…역직구 시장 본격 공략

코리아센터는 상장을 통해 기존 서비스 고도화에도 나선다. 사실 김 대표는 그동안 수많은 투자제의를 거절해오다 지난 연말 돌연 코스닥 상장을 결정했다. 자칫 단기실적과 연속성장에 대한 부담감으로 코리아센터의 도전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역직구 사업 확대를 위해선 내부 자본으론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역직구 사업을 강화하려고 보니까 생각보단 자본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며 "시장이 점점 글로벌화 되고 해외에서도 많은 경쟁사가 뛰어드는 모습을 보니 상장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적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그렇다고 영업이익만 추구하는 회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모자금의 대부분은 국내외 몰테일 물류센터 확장에 쓰일 방침이다. 다만 그동안 몰테일이 '직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메이크샵 쇼핑몰을 대상으로 풀필먼트(Fullfillment)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쓰인다. 국내 쇼핑몰의 해외영토를 넓혀 메이크샵과 몰테일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몰테일은 지난 2월 103억원을 들여 경기 부천에 4천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취득했다. 본사 인근의 몰테일 서울센터(KR센터·약 200평)를 옮기기 위한 조치로, 올 연말께 이전이 완료되면 연 100%의 성장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달 도쿄도 주오구에 위치한 일본 물류센터도 기존대비 1.6배 넓은 오타구(450평)로 확장 이전했다.

상장 후에는 영국 '박싱데이'를 겨냥해 현지 물류센터를 열고,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진출도 추진한다. 몰테일 물류센터와 메이크샵 해외법인이 동시에 나가 미개척지였던 동남아 풀필먼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 동남아로 판매되는 상품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한국으로 보내는 물류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리아센터가 주목하는 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신(新)셀러들로, 이들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신셀러들은 사무실이나 물류창고를 열고 재고를 쌓아두며 판매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하우스'식이라, 본인들이 잘하는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며 "메이크샵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대기업보다는 이런 소상공인 셀러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일반 개인사업자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돕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메이크샵 KR센터에 제품을 입고시키면 주문·배송·CS는 메이크샵이 알아서 해주고 셀러는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에누리에 입점할 경우 트래픽과 매출 제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몰테일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1천억원, 메이크샵은 40% 증가한 7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코리아센터는 영업이익을 내기만 하면 여러가지 사업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 회사였다. 만약 메이크샵에만 몰두했다면 몰테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장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이를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다보면 코리아센터의 경쟁력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리아센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6.68% 증가한 1천332억원, 영업이익은 142.64% 급증한 63억원을 기록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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