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관세청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찾아낸 '비밀의 방'은 총 3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날 평창동 소재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발견된 이른바 '비밀의 방'은 3개로 전해졌다.
한 곳은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내부관계자에 의해 위치가 확인됐다. 그러나 나머지 두 곳은 현장에 있는 조사관들이 직접 찾아내는 데 일정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일 압수수색 후 대한항공이 "비밀공강은 없다"고 내놓은 해명과는 상반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비밀의 방 제보를 접수해 평창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결과 일반인이 쉽게 알아채지 못할 곳에 3개 방이 있는 것을 찾았다"면서 "다만 제보자의 설명을 듣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방들을 바로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 조사를 벌였던 관계자는 "해당 공간에 어떤 물건들이 있었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 해외에서 구입했을 법한 명품 등 현물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조사관 11명이 마지막으로 압수수색 기회라는 심정으로 집안 곳곳을 들여다봤고 고가의 물품으로 판단되는 물품 모두를 자료로 남겼다"고 했다.
관세청은 현재 조양호 총수일가의 신용카드와 이메일, 화물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또 지난주 금요일 대한항공 수화물 팀 직원 3명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참고인 조사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21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총수일가의 자택 3곳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내 대한항공 사무실을 1차 압수수색했다. 이틀 뒤인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중구 소공동 소재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을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달 2일에는 '비밀공간'이 있다는 제보에 따라 평창동 자택과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 등 5곳을 3차 압수수색했다.
한편,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소환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달 16일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대행사와 회의를 하던 도중 대행사 직원을 향해 매실음료를 뿌린 폭행혐의와 폭언으로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방해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조현민 전 전무는 경찰조사에서 "컵을 던진 것은 맞지만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던졌다. 컵을 던져 물이 튄 것"이라면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뿌리기 갑질'과 한진그룹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에 따른 전방위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은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4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STOP) 촛불집회'를 연다고 2일 발표했다.
참가 대상자는 전·현직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과 가족, 친구 등이다.
직원 연대는 검은색 계통 의상에 선글라스나 모자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측의 채증 등으로 개인 신상이 노출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회사 주변인에게도 집회 참여 여부를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들은 저항의 의미를 담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가한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브이 포 벤테타'에서 주인공이 가면을 쓰고 나와 유명해진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의회 의사당을 폭파해 영국왕을 암살하려던 인물이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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