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그동안 넥슨이 추구한 다양성의 틀 안에서 보다 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국내 게임업계 '빅3' 중 한 곳인 넥슨코리아를 새롭게 이끌 이정헌 대표의 포부다.
이정헌 신임 대표는 '2018 NDC' 기간인 25일 판교 사옥에서 열린 미디어 토크에서 "저를 좋게 봐주시고 믿어주는 동료들이 많은게 저의 장점"이라며 "제 주변에는 10년 넘게 라이브 서비스를 해오며 함께 일하고 꿈꾸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넥슨코리아 새사령탑에 오른 이정헌 대표는 2003년 사원으로 입사해 15년만에 수장에 오른 인물. '피파온라인3', '히트' '다크어벤저3'와 같은 다양한 게임을 연달아 흥행시키면서 일찌감치 넥슨을 이끌 차기 핵심 인재로 주목받았다.
이정헌 대표는 "작년 12월 박지원 전 넥슨코리아 대표로부터 소식을 전해 듣고 딱 10초까지만 너무 좋고 당장 그날 밤부터 굉장히 고민이 심했다“며 ”제 임기 중 회사가 망하면 어떻게 하나, 잘 되던 프로젝트에 사고가 터지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일었다"며 당시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만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금요일 하루 휴가를 쓰고 가족이랑 제주도로 놀러갔는데 김정주 사장이 연락할 것이라는 박지원 대표 전화를 받았다“며 ”2003년 입사 이후 지난해 말까지 따로 (김정주 창업주를) 뵌 적은 없었고 지나가다 인사만 한 게 전부"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회사가 2조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앞으로 무엇을 할 지 묻는 질문이 인상적이었다“며 ”지금보다 매출 규모가 10분의1 또는 100분의1이 되면 회사가 변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해 충격이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든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며 ”제 임기 동안 제 생각과 철학을 마음껏 펼쳐보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해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 역시 거창한 매출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회사가 이어온 핵심 기조인 '다양성'을 보다 잘 이끌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4월 넥슨 게임 개발 조직을 7개 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한 것도 각 개발 조직에 더 큰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해 다양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결정이다.
이 대표는 "정상원 개발 부사장과 오랜 시간 논의해 스튜디오 체제로 개발 조직을 개편하게 됐다"며 "그동안 넥슨이 추구한 다양성의 틀 안에서 보다 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 임기 내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 개인의 생각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은 지양할 것이라고도 했다. 조직 구성원간의 치열한 토론과 대화가 가장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게 그의 생각인 것. 이는 이 대표가 앞서 성과를 냈던 성공 사례에서 체득한 경험이기도 하다.
그는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고 론칭하고 유지하는데 있어 어느 한 사람의 뛰어난 리더가 이를 모두 해낸다고 보지 않는다"며 "운영·개발·사업·QA 등 모든 구성원이 어떻게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논의해 답을 찾았을 때 그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 넥슨 핵심 자회사인 네오플이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에 힘입어 지난해 게임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을 두고 “두렵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언젠가 네오플이 하락세로 전환된다면 넥슨 역시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네오플의 영업이익 1조원은)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고 한편으로는 제일 두려운 숫자“라며 "정상에 있으면 언젠가는 내려가기 마련으로, 잠을 못자는 이유 역시 이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넥슨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포스트 던전앤파이터'를 찾아내는 것. 즉 신규 지식재산권(IP) 발굴이다.
이 대표는 "넥슨은 게임사로서 새로운 IP, 다른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고, 위대한 IP의 탄생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넥슨은 전 세계엣 유일하게 20년간 PC 게임을 라이브 서비스한 경험을 가진 회사로, 우리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임기 동안 검증된 사람들과 좋은 토론을 나누며 의사를 결정한다면 넥슨은 앞으로도 오래갈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제 임기가 끝날 즈음 15년 전 모든 아이들이 좋아했던 '다오'와 '배찌'(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같은 IP와 게임이 넥슨에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년 후에도 넥슨의 문화가 지금과 같았으면 좋겠다"며 "넥슨은 세상에 없는 것들을 탐구하고 만들어내는 열정이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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