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한국IBM의 실적이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5년에는 10년 만에 매출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8천억 원대마저 무너졌다.
지난해 실적은 악화됐지만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배당 성향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IBM 본사는 작년 4분기 23분기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반면 한국IBM은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IBM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매출은 전년보다 3.1% 감소한 7천88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3억 원으로 30.1%가 하락했으며, 당기순이익도 442억 원으로 10.2% 감소했다.
5년 전인 2012년 한국IBM의 매출은 1조2천400억 원이었다. 이후 2014년 1조544억 원으로 감소하더니 2015년에는 8천197억 원을 기록해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IBM 매출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05년 이래 10년만이었다.
2016년에도 8천141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 원 매출을 하회했고, 지난해에는 8천억 원 선마저 무너졌다. 지난 5년간으로 따지면 36.4%가 줄어든 셈이다.
그 사이 영업이익도 추락했다. 2012년 1천625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의 1 수준인 403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천522억 원에서 442억 원으로 71%가 줄었다.
반면 본사로 보내는 배당금은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2015년 350억 원에서 2016년 723억 원으로 두 배(106.4%)가 넘게 늘었고, 지난해에는 다시 882억 원으로 22.1%가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SDS 출신의 장화진 대표가 부임한 첫 해인 지난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 비율)은 무려 200%에 달해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는 2014년(245%)으로 한국IBM의 배당 성향은 몇 해를 빼고는 100% 안팎을 유지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IBM의 배당 성향은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 평균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악화를 반영하듯 전체 인원도 2012년 2천506명에서 2017년 1천676명으로 830명이 감소했다.
이처럼 한국IBM의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업구조 재편의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IBM은 서버 등 하드웨어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왓슨) 등의 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IBM은 지난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 늘어난 225억 달러를 기록하며 6년만에 성장세로 돌아선 상태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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