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하나은행의 여성차별 채용비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하나은행 조사결과를 보고받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남녀를 차별해 여성을 대거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린 사실"이라며 "금융권이 아닌 대한민국 어느 기업에서도 여성 채용을 줄이려고 하는 곳이 없는데 후진적인 의식 때문에 이런 채용 관련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2013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서 총 3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종 임원면접 과정에서 합격권 내의 여성 지원자 2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 남성 2명의 순위를 상향조정해 특혜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져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직무임에도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한 것 역시 이번 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채용 당시 남녀 4대1 비율로 차등채용하기 위해 사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결과 서류전형에서 여성 커트라인은 서울 지역의 경우 600점 만점에 467점까지 올라가 남성 커트라인인 419점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 장관은 이날 김 원장에게 "국민은행, 하나은행 채용비리에서 드러난 것처럼 유리천장이 입직 단계에서부터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도감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김 원장도 "금감원이 실시하는 금융권 경영진단평가 시 고용에 있어 젠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반드시 들여다보고 개선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며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이외에도 고용에 있어 젠더 차별이 있었을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에 금감원은 이 부분을 해결하는데 있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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