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실적 개선세를 보이던 두산인프라코어가 7천억원 규모의 소송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연일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가 없는 소송제기라며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4일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시각 10시 35분 전일 거래가 대비 4% 하락한 8천17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지난 2일에는 전날 대비 12.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월부터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매각 관련 소송 이슈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DICC 지분 20%를 보유한 FI(재무적투자자)인 IMM PE, 하나금융투자PE, 미래에셋자산운용PE 컨소시엄은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추가배상을 요구하는 '잔부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심에서 DICC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추가 잔금을 받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FI측은 지난 2월 100억원 규모의 주주간 계약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고등법원이 지난 2011년 주주간 계약에 따라 FI가 확보한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옵션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적당한 지원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등법원이 인정한 두산인프라코어와 FI측 매매계약 금액은 약 7천93억원이다. 투자원금 3천800억원에 연 15%의 이자가 더해졌다. FI측이 2심에서 제기한 소송금액은 100억원인데 이번 잔부청구소송은 7천93억원에서 1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지급을 요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이날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를 상대로 입장문을 내고 근거없는 소송제기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FI의 지분 20%를 매입하더라도 현재의 시가로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실이 없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지분 20%를 FI가 투자했다가 중국시장의 악화로 실적이 악화된 DICC에 대해 FI들이 법적 근거 없이 원금보장을 요구하다가 여의치 않자 무리하게 투자금을 회수하려다가 벌어진 소송"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분투자의 본질은 기업가치의 상승이나 하락으로 인한 효과가 투자자 자신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며 "투자가 기업가치의 변동과 무관하게 투자원금이나 일정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바로 자금대여와 구별되는 지분투자의 속성"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FI측이 제시한 지분 매입 가격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FI측은 원금에 연15%를 복리로 덧붙여 계산한 7천93억원을 매입가격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DICC 공정가치(Fair Value)로 금액을 계산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작년 실적 기준으로 공정가치를 따져 보더라도 3천억원 정도로 FI 주장은 턱없이 높은 금액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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