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사제' 도입…KB금융 정기주총서 또 '무산'

[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KB금융지주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이 결국 무산됐다.

KB금융지주는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 과반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 교수의 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 획득률은 4.23%에 그쳤다

KB금융지주 노조는 '노동 이사제' 주주제안을 통해 권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주총을 불과 이틀 앞두고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선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에서도 노조는 참여연대 출신의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으나 역시 무산됐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전문위)는 반대 명분으로 "KB금융지주의 권순원 후보 사외이사 선임 건은 현재 KB금융지주 이사회의 구성상 주주제안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다"며 "적정 비율의 사외이사 구성이라는 의결권 지침 취지 등을 감안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제시했다.

이날 KB노조가 주주 제안한 정관변경안 두 건도 모두 부결됐다.

KB노조는 최근 5년 이내 공직자 또는당원은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이사선임을 제한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제출했다. 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독립성을 위해 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도록 정관변경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전문위는 "이미 공직자윤리법 등에 의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보다 강화된 기준을 정관에 별도로 규정하는 것은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이사 선임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반대 결정 의사를 내놨다.

윤종규 회장은 사추위를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안은 입법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인 만큼 주총에서 소모적인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추천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후보 사외이사 선임안은 원안대로 통과됐으며 유석렬, 박재하, 한종수 이사도 재선임됐다

또 지배구조위원회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나누는 정관변경안과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