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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퓨' 성추행 논란…사업본부 신설 7개월 만에 불매운동


공식 사과문 발표에도 여론 악화…어퓨 성장 전략 수정될까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에이블씨엔씨가 화장품 브랜드 '어퓨(A'PIEU)' 본부장의 사내 성추행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분노를 식히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어퓨뿐 아니라 에이블씨엔씨의 주력 브랜드인 '미샤' 불매운동까지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에이블씨엔씨는 자사 편집숍 '뷰티넷'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여성을 주 고객으로 하는 회사에서 임직원의 성희롱 등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과 잘못을 통감한다"며 "이로 인해 고통 받은 직원분들과 실망한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최근 회사 직원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올린 사과글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어퓨 직원 A씨는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어퓨 본부장 B씨의 성추행·성희롱 행태를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껴안고 춤을 추거나 공식 면접 전 술자리 사전 면접을 갖고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에서도 여직원들의 몸매 평가를 스스럼 없이 해왔다는 주장이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해당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법무팀과 인사팀이 메일·문자·메신저 등 모든 채널로 성희롱·성추행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27일부터는 법무팀 담당 여성 직원이 어퓨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 중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제보자의 신원을 보장하고 비밀을 엄수해 2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본부장은 자진 퇴사를 결정했으나 이와는 별개로 조사는 끝까지 진행될 것이다. 관련 규정과 법규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블씨엔씨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싸늘한 시선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블로거는 어퓨 제품에 대한 리뷰글을 모두 삭제했으며 화장품 커뮤니티와 뷰티넷 홈페이지에도 "가해자가 퇴사할 때까지 어퓨와 미샤 불매운동을 이어가겠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 불매운동에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에이블씨엔씨는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해 전일 대비 4.65%(900원) 내린 1만8천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직 체감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불매운동이 지속될 경우 연매출 400억원 규모의 어퓨를 차세대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에이블씨엔씨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미샤총괄본부 ▲경영지원본부 ▲재무본부 등 크게 3개로 나눠져 있던 에이블씨엔씨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된 후, 지난 7월 '어퓨팀'과 '어퓨 영업팀'을 합쳐 '어퓨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기존의 어퓨팀 내 상품기획·마케팅 등을 담당하던 세부 파트도 '팀'으로 격상하는 등 어퓨에 힘을 실어줬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어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1,2호점을 내며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어퓨가 해외에 매장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에는 대만과 홍콩의 H&B스토어와 온라인을 통한 해외 수출만 진행해왔다. 에이블씨엔씨는 3년 내 말레이시아에 12개 이상의 어퓨 매장을 오픈하고 동남아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성추행 논란에도 어퓨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해당 본부장 외 어퓨 직원들은 잘못이 없다"며 "이번 성추행 논란으로 브랜드 매출액에 불이익이 가 어퓨 직원들이 이중의 피해를 볼 것이 걱정된다. 지금도 직원들은 매우 힘들어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본부장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세 차례의 사과문을 올렸으나 현재는 모든 글을 삭제한 상태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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