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오세영 KTH 대표가 4년 만에 회사를 떠나는 가운데, 업계에선 K쇼핑의 흑자전환 실패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KTH를 이끌어온 오세영 대표는 지난 연말 사임의사를 전했다. 이에 KTH는 14~28일 2주간 최고경영자(대표이사 사장)를 공개모집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오세영 대표 취임 후 KTH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13년 1천30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연 평균 15.16%씩 성장해 지난해 2천27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사업부인 K쇼핑은 매년 80% 이상 성장하며 명실상부 T커머스업계 1위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K쇼핑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46.5% 증가한 1천75억원으로, 연간 매출 1천억원을 돌파했다.
오세영 대표가 취임하기 전인 2013년 K쇼핑 매출액이 77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14배 성장한 셈이다. 또 오 대표는 한국T커머스협회 초대회장으로 활동하며 T커머스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오 대표는 지난해 KT그룹 인사에서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단 둘이 유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KTH의 가파른 성장을 이끈 그인 만큼 사임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오세영 대표가 K쇼핑의 흑자전환 실패 책임을 안고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마침 한국T커머스협회장 임기도 지난해로 종료돼 K쇼핑을 이끌 명분이 남아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T커머스협회장은 김군선 신세계TV쇼핑 대표가 맡고 있다.
앞서 오세영 대표는 지난해 7월 진행된 '미디어센터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손익분기점(BEP)를 맞추고 연말에 흑자전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으나 K쇼핑은 지난해 영업손실 폭을 전년 대비 소폭 줄이는데 그쳤다. KTH는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K쇼핑은 분기기준으로도 흑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후발주자인 쇼핑엔티와 W쇼핑은 보란 듯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쇼핑엔티는 2016년 7천800만원, 2017년 4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며 T커머스 단독사업자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016년 1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W쇼핑은 신성장동력인 MCN 사업에 힘입어 지난해 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에 대해 KTH 관계자는 "오세영 대표 개인의 뜻으로 사임했을 뿐 적자 때문에 사표를 낸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4년간 충분히 성과를 낸 데다, 외형과 이익을 균형 있게 확대하자는 기조가 지난 4분기 말부터 공격적인 외형 성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이 목표였다면 인건비·마케팅비 절감으로 얼마든지 흑자전환할 수 있었으나,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며 "T커머스는 아직 흑자를 낼 만한 구조가 아니여서 올해도 흑자전환을 목포료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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