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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추위가 무서운 미녀들…NBC가 무서운 IOC


미녀 응원단, 강풍에 야외 응원 취소…'오전 피겨' 뒷말 무성

[아이뉴스24 김형태기자] 올림픽에선 세계 수준의 경기 못지 않게 각종 화제거리가 만발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든 만큼 에피소드와 해프닝도 적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번 평창 대회는 '가장 추운 올림픽'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날씨가 큰 변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2일 평창과 강릉에서 화제가 된 두 가지 얘깃거리를 소개합니다.

◆미녀 응원단, 스키장행 취소한 이유

평창 동계 올림픽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북한의 미녀 응원단.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모으는 이들은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절도 있는 동작과 화려한 율동, 그리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이들의 응원에 국내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응원을 직접 목격한 한 미국 선수는 "최고로 끝내준다(Super Awesome)"이라며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지요. 북한이 평창에 보낸 '최고의 무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네요.

그런데 거칠 것 없는 이들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강원도의 매서운 칼바람이랍니다. 지난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첫 응원전을 펼친 이들은 12일 용평에 출현할 예정이었습니다.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리는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 경기장에서 첫 야외 응원을 선보일 계획이었지요.

그런데 이들의 일정은 일찌감치 취소됐는데, 경기장에 부는 강풍 탓에 야외 응원이 도저히 불가능했기 때문이랍니다. 이해도 되는 게 이날 평창에서 열린 스키 및 스노보드 경기는 살인적인 바람 탓에 선수들이 수없이 넘어지는 등 정상적인 경기운영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수년간 눈밭에서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도 몸을 사리는데, 칼바람을 맞아가며 율동을 선보여야 하는 이들로선 응원취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이들 미녀 응원단은 이날 밤 관동하키센터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이날 펼쳐지기 때문이지요. 첫 야외응원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하키장에서 화끈하게 풀어버리길 기대해봅니다.

◆낮밤 바뀐 경기 시간…'꿀먹은 벙어리' IOC

낮밤이 바뀌어 피곤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입니다. 보통 국제경기는 오후에 시작됩니다. 오후 3시, 늦어도 7시에는 경기가 열리지요. 일과를 마치고 여유가 생기는 오후에 경기를 감상하라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방침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평창 대회에는 시간을 부쩍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경기가 시작됩니다. 말이 오전 10시지 몇 시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각국 선수단으로선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경기장으로 직행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 이번 대회 미국 독점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 NBC를 위한 배려 성격이 짙습니다. 평창과 미국 동부의 시차가 14시간이 나기 때문에 미국 시청자들의 저녁 황금시간대 시청을 위해선 경기 시간을 일찍 앞당길 수밖에 없습니다.

비즈니스 차원의 결정이니 어쩔 수 없지만 선수들은 고역이 이만저만 아닐 겁니다. 오전부터 경기가 시작되니 점심을 제때 찾아먹기도 쉽지 않다는군요. 관중도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연아의 오랜 팬이어서 피겨를 즐겨 본다는 정윤은(34) 씨는 "팬 입장에서도 오전 피겨 관람은 정말 힘들었다. 집이 인천이라 새벽부터 KTX를 타고 왔다. 먹을 것도 싸 오려다 반입이 어렵다고 해서 경기장 내 매점을 이용했다. 출출함을 참기가 정말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오전 경기를 '리허설' 해봤다는 빙상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은 어느 정도 오전 경기 리듬에 적응했다. 어린 시절 대관 문제 때문에 새벽 훈련을 해본 경험도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버틴다"고 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할 만하다는 반응입니다. 물론 주최측 입장에서 경기 스케줄에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IOC나 조직위에서 NBC에 배려를 해주면 해줬지 무엇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인기 종목의 경기 시작 시간이 딱 그렇다. IOC가 쩔쩔매는 장면도 여러번 봤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며 불가항력이라고 했습니다.

NBC는 지난 2011년 오는 2020년 올림픽까지 미국내 독점 중계권을 획득하는 대가로 IOC에 무려 43억8천만 달러(약 4조7천억원)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이 정도면 IOC가 저자세인 이유가 설명이 될까요.

김형태기자 ta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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