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소하면서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을 나와 모처에서 삼성전자 주요 사업 임원들을 만나 경영현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되면서 1년 가까이 경영공백이 발생한 만큼 릴레이 보고를 받으며 임원단과 업무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복귀가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6일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증 실시를 결의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지며 총 2억4천만주를 신규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11월에 이미 1조1천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한 바 있어 주주들이 참여를 망설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지난 2016년 최악의 수주실적이 올해 일감절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계열사 참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은 삼성중공업 지분의 약 23%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열사의 유상증자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지분율 17%가량을 보유한 대주주 삼성전자의 유상증자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삼성전자(16.9%)는 2천29억원, 삼성생명보험(3.24%) 388억원, 삼성전기(2.29%) 275억원 등을 각각 출자해야 한다. 하지만 각 계열사의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기존 주주의 반발과 명분 없는 부실 계열사 지원이라는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남준우 사장은 지난달 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사 자체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에 따라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면서도 "마음으로야 참여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조선업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만 말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 부회장은 삼성중공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는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일반공모에 참여가 가능하다. 이 부회장이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만 드러내도 유증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5년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불황 등의 이유로 유증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던 중 이 부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미청약분의 일반공모에 참여하겠다고 밝히자 주주들이 대거 참여, 이 부회장의 참여 없이도 유증에 성공했다.
결국 이 부회장이 과거 삼성엔지니어링의 사례처럼 삼성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나서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와는 별개로 유증을 비롯해 경영정상화 방안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부회장의 유증 참여가 없더라도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등 충분히 유증에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회사는 경영개선계획과 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해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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