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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은] 비트코인 광풍에 가려진 의미


근래 비트코인 얘기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들었다. 커피숍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비트코인 얘기가 들렸다. 이야기는 대게 "그래서 누구는 얼마를 벌었다더라"로 귀결됐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가격'에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늘 암호화폐 가격이 어제보다 얼마나 올랐는지 혹은 떨어졌는지가 이슈다. 그러다 보니 비트코인의 핵심 컨셉인 '탈중앙화(Decentralized)'는 어느새 뒷전으로 밀려났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는 기존 중앙은행의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중앙은행은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돕고 금융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지만, 한편으론 중개인(middleman) 기능을 독점해 수수료를 챙기고 거래 비용을 높인다. 또 개개인의 거래 내역이 담긴 중앙은행 서버를 해커가 해킹해 거래장부를 조작할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에 사토시는 중앙은행 없이 개인 간(P2P) 송금이 가능한 금융 거래 시스템으로 비트코인을 고안했다. 기반 기술로는 블록체인을 활용했다. 블록체인은 중앙집중형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가자 모두에게 데이터를 분산·기록함으로써 위조와 해킹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제3자가 보증하지 않아도 당사자 간에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의미는 기존 금융 거래 문제를 개선하려고 블록체인이란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이용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로 비트코인 가격과 광풍에만 온 세상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매일 "오늘의 비트코인 가격이 얼마인지"가 실시간 주식 방송처럼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집중해야 할 건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할 수 있는지가 아닐까.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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