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포스코가 내년 1월부터 열연가격을 톤당 5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하자 철강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 등 철강 수요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8일 내년 1월 주문 투입분부터 실수요 업체에 공급하는 열연 가격을 톤(t)당 5만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열연 실 수요 업체는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이 해당된다. 국내 열연 공급량 감소와 원료가 상승 등 전반적인 수급여건을 고려했다는 것이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앞서 유통향 열연 가격은 톤당 3만원 인상했다. 인상폭이 작은 것은 그동안 실수요향 공급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격인상은 최근 중국업체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원가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은 73~74달러대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원료탄은 한 달 새 60달러나 올랐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업별 시장여건을 고려한 인상폭 및 인상시기 차등화로 고객사의 가격인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국내외 시장여건 및 수급상황을 고려한 가격정책을 통해 국내 열연제품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대형 열연 실수요 고객사는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냉연 도금 등 제품 가격이 지난달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도 많지 않아 판매도 어려운 상황에 열연 가격 인상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철강재 가격의 바로미터인 열연 가격이 인상되자 하공정 제품 가격 모두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철강업계는 열연에 이어 냉연, 후판 등 다른 제품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27일 강관의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전 강관제품 가격을 5% 인상한다고 밝혔다.
동국제강도 1월 철근 판매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건설사향 기준가격은 톤당 71만 5천원으로 조정된다. 유통향 마감가격은 톤당 70만 5천원 수준을 형성한다. 다른 철근메이커들의 1월 제품가격 인상도 계속될 전망이다.
조선업계 등 수요업체들은 열연 가격 인상이 후판 가격 인상으로까지 번지려는 모습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에서 10~2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가 매출절벽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원자재값 상승 움직임까지 더하면서 설상가상인 상황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사 후판 가격 역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조선사 후판은 다른 철강재와 비교해 톤당 5만원 정도 가격 인상 여력이 남아 있다"며 "향후 후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추정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철강 가격 움직임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수주절벽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원자재값 상승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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