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초대형 IB(투자은행) 사업 초반에 암초를 만났다. 발행어음 사업인가의 심사가 보류됐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서면 자료요청 등 조사 진행으로 인해 인가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지난 14일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건은 현재 자세한 내용을 파악중인 상황"이라며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음을 시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1월13일 열린 금융위원회에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과 더불어 초대형IB로 지정된 바 있다.
초대형 IB는 미국의 골드만삭스처럼 기업에 자금을 직접 투자해 기업대출, 중계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대형 증권사를 지칭한다. 앞으로 인수·합병(M&A), 자문·인수 등 기업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날 미래에셋대우가 사업 인가 심사 보류된다고 공시한 '발행어음'은 수신기능이 없는 증권사가 기업금융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될 경우 초대형 IB들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을 발행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회사채보다는 발행 절차가 간편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다. 초대형IB 업무에 필요한 '실탄' 마련을 위해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미 발행어음을 내놓기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초대형 IB 인가 후 지난 11월27일에 판매를 시작한지 단 이틀 만에 5천억원을 끌어들이며 순항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에서 '보류'라는 암초를 만나며 초대형 IB 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초대형 IB로 5개 증권사가 지정될 당시,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만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됐었다. 삼성증권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행어음 심사가 보류됐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은 과거 제재 내역 등의 문제 때문에 심사가 지연됐었다.
이번에 심사 보류 쪽으로 방향이 잡힌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증권처럼 당분간 표류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상황과 관련해 하나금융투자의 임수연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심사가 보류 쪽으로 확정됐고, 기관경고 등을 받았던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관련 심사가 미뤄지고 있는 만큼, 이렇게 되면 한국투자증권이 초대형 IB 가운데 독주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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