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429조원 규모의 2018년 예산안이 법적 시한을 넘길 위기를 맞았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초유의 일로 정부가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여야는 지난 달 30일부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을 포함하는 '2+2+2' 회동을 이어가면서 예산 쟁점에 대한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인상, 아동 수당, 기초 연금, 건강 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과 법인세·소득세 인상 법안 및 누리과정(만 3~5세의 무상보육) 예산까지 8대 쟁점 중 여야는 공무원 증원 예산 5천322억원과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을 위한 안정자금 예산 3조원을 놓고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이 예산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이를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으로 용인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가 법적 시한인 2일 양보안을 갖고 최종 타결에 들어가는 가운데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시한을 넘기게 된다.
준예산이 편성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2일 이후에 국회 본회의가 7일과 8일에 열리지만, 여야가 연내에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거나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될 경우다.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따라 정부에서 새롭게 예산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는 과정을 밟아야 하지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국회 제출과 통과 절차를 모두 밟기는 어렵다. 결국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준예산 편성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준예산은 새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이 의결되지 못할 때 최소한의 규모로 편성하는 것으로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운영비 ▲법률상 지출의무의 이행을 위한 경비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비 등을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것이다.
준예산 편성이 현실화될 경우 예산이 불확실해지고, 정부가 역점을 두고 운용하는 사업의 추진이 어려워지게 돼 결과적으로 국정 운영이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정부의 역점 사업 표류는 경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여야 모두 부담이 크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는 책임론 폭풍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준예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2일 양보안을 가지고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여야가 준예산 사태라는 극단적 상황 뿐 아니라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래 한번도 어기지 않았던 예산안의 법적 시한 내 처리라는 전통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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