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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평창 롱패딩'에 영등포역 '아수라장', 경찰까지 출동


예비 번호표 배부한 롯데百에 불만 폭발…새벽 3시40분에 번호표 마감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새로운 패딩을 구입하고 싶어 어제 밤 9시부터 와서 꼬박 12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예비 번호표 1번, 60대 김모씨)

빗방울이 한두개 떨어지던 22일 오전 9시께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지하 1층. 이날 개점과 함께 평창 롱패딩 판매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수백명의 소비자들이 전날부터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영등포역 출구 바로 앞이다 보니 이날 출근하는 시민들과 뒤섞이며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예비 번호표 1번인 김모 씨는 전날 밤 9시에 이곳을 찾아 전날 롯데백화점이 폐장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3년 전에 구입한 패딩을 입고 나온 그는 마스크와 목도리 등으로 무장한 채 이곳에서 10시간째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체온을 온기가 남아있던 커피에 의지한 채 추위와 싸우고 있었다.

김씨는 실밥이 터진 자신의 패딩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언제까지 이런 이상한 비싸고 질이 떨어지는 패딩을 입어야 하느냐"며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패딩을 입기 위해 전날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패딩을 구입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따르면, 영등포점은 지난 18일 평창 롱패딩 판매 시 고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번호표를 부여했고 안내를 받지 못하고 10시30분 이전에 방문한 고객을 위해 예비 번호표 200매를 발부했다. 이날 기존 예정수량 300매에 200매를 추가해 총 500매를 판매할 예정이다.

대기번호표에 따라 18일 발행된 1~200번 번호표를 소지한 소비자는 10시30분부터 12시30분 사이에 평창 롱패딩을 구입할 수 있다. 나머지 번호표를 받지 못한 고객들은 이날 201~500번 번호표를 받아야 롱패딩 구입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날부터 마지막 번호표를 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이곳으로 몰렸다. 번호표 500번 마감은 새벽 3시 40분께 이뤄졌다. 500번 번호표를 받은 20대 한 커플은 "새벽 3시 40분에 간신히 번호표를 받고 마감됐다"며 "한발이라도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번호표를 받지 못한 소비자는 아쉬운 표정으로 가득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더 이상 기다리셔도 소용없습니다"며 "마지막 물량이고 500번 외에 구입할 수 없습니다"라고 연신 소리쳤다. 하지만 이들은 '추가로 패딩을 판매할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감 탓에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천안에서 왔다는 주부 김모(52) 씨는 "새벽 4시에 택시를 타고 이곳으로 달려왔는데 번호표가 바로 앞에서 끊기면서 쉽게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며 "이번에는 무조건 롱패딩을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릴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토로했다.

일부 소비자는 지난 18일 롯데백화점이 사전에 공지 없이 예비 번호표를 발부한 것을 놓고 항의하며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가 언성을 높이면서 경찰과 보안 직원이 출동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대학생 이모(25) 씨는 "18일 예비표 배부 공지도 없어서 돌아갔는데 정작 이후에 온 사람이 예비 번호표를 받고 오늘 편하게 구입한다"며 "우리 같은 사람을 위해 물량을 조금이라도 빼줘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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