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기자]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동이사제' 도입을 검토해야 합니다.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기업과 대주주를 견제하면 노동환경 개선과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유익할 것입니다."
9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의원은 "금융기관은 신용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보다도 더 큰 공공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두고 대주주와 기업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금융기관의 사외이사는 대주주 추천 인사와 관계기관 퇴직자 등으로 채워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융기관의 공공성과 책임성 제고를 위해 노동이사제 도입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금융산업의 미래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노동이사제와 비슷한 '이해당사자 모델'의 도입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현재의 금융지주회사 지배 체제 아래서는 금융산업의 공공재적 역할 수행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며 "직원대표, 공익대표, 주주대표 등 이해당사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조성해 금융산업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도 "낙하산 인사들이 여전히 금융산업 곳곳에 포진해 관치금융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하고 실질적으로 낙하산 인사와 부적격 인사를 걸러낼 수 있는 견제장치로 노동자 이사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형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은 "기업 지배 구조가 개선되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데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이를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정책과장은 "국제적으로 지배구조를 법률로 명시한 사례는 없다"며 "법에는 개략적인 내용을 담고 상세 내용은 내부규범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학영·이용득 의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정의연대가 공동 주최한 가운데 개최됐다.
김나리기자 lil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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