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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야심작 '이마트24', 성급한 출점 전략 '눈총'


운영 시스템 미비 등 문제 불거져…인지도 제고 '고전'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출점 속도는 빠른 반면, 점주들과의 소통 부재로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덩치만 키우는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7월 20일 편의점 '위드미'를 '이마트24(emart24)'로 교체키로 하며 3년간 3천억 원을 추가 투자하고 매년 1천 개 매장을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프리미엄'과 '공유'라는 성장 전략을 앞세워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이마트24는 24시간 영업·로열티·영업 위약금이 없는 3무(無) 정책과 함께 점포 상품 공급액의 1%를 경영주에게 돌려주는 '페이백제도', 경영주의 창업 리스크를 줄이는 '오픈 검증제' 등을 내세워 점주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CU·GS25·세븐일레븐 등 경쟁 업체들은 상품 발주 후 카드를 제외한 현금 매출을 매일 송금해 월말에 상품 대금을 정산하는 후불제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이마트는 대금 입금 후 상품을 들여올 수 있는 선불제를 강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인수 4년만에 업계 4위 '우뚝'…점포 운영 시스템은 '미비'

덕분에 이마트24는 점포 수를 빠르게 늘려갔다. 현재 점포 수는 2천476개로, 2015년(1천58개)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정 부회장이 편의점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에 힘을 실으면서 신세계가 위드미를 인수한 지 4년여 만에 업계 4위인 '미니스톱'도 추월했다. 이 기세를 몰아 올 연말까지 매장 수를 2천7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인명 교체를 공식화하고 3개월여 지난 이마트24의 모습은 잡음 투성이다. 우선 이마트24는 기존 편의점과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점주와 가맹본부의 소통 부족으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점주들이 여러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일부 점주들은 점포를 운영해 본 결과 포스(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상 이익과 실제 이익에 차이가 있는 듯 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익명의 한 점주는 "선입금에 현금으로만 결제하는 시스템이어서 여유자금이 없는 점주들은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며 "데이터상으로는 이익이 남는 것 같지만 막상 물품대금 등을 지급하고 나면 남는 게 없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점주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점주가 직접 매일 물건을 발주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초창기에 적정재고 파악이 어려워 애를 먹었다"며 "이익률도 월세, 전기료, 월회비, 알바비 등을 제하고 나면 알려진 것보다 반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 듯 해 본사가 관리해주는 다른 편의점보다 이익이 별로 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마트24는 점주들이 이 같은 문제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점주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현 시스템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이들과의 소통 강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번에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점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현재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새로운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출점에만 혈안이 돼 가맹희망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등 가맹점과의 소통에 많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며 "로또 판매권 입점과 관련된 허위정보를 제공하고 주류공급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올해만 2번의 제재를 받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맹점 설득 실패…'이마트24' 간판 교체 속도 더뎌

이마트24는 편의점 법인명을 변경했지만 '위드미' 간판을 고집하는 가맹점주들이 많은 탓에 인지도 제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맹점주들에게 가맹점 간판 교체, 매장 인테리어 변경 등 공사 비용 전반을 부담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현재까지 '이마트24'로 간판을 바꾼 점포는 전체의 48.9%에 머물렀다. 이는 BGF리테일이 지난 2012년 '훼미리마트'에서 'CU'로 전 가맹점 간판을 3개월만에 교체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과다.

각 지역별로는 강원권의 간판 교체 비율이 40.7%로 가장 낮았다. 또 충청권(44%), 영남권(45.3%), 수도권(51%)은 절반 가량이 간판을 교체했고 호남(64.7%) 지역이 가장 적극 간판 교체에 나섰다.

익명의 한 소비자는 "얼마 전 부산지역에 놀러갔지만 위드미는 많이 봤어도 이마트24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위드미와 이마트24가 같은 곳인지도 잘 몰랐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마트24는 지난달 31일까지 '리셋' 작업을 원하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합의서를 작성해 간판 교체 작업을 빠르게 추진하고자 했다. 리셋은 본사가 각 점포별로 매대를 늘리고 온냉장고 등을 추가하는 등 인테리어 공사와 더불어 간판을 교체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24는 가맹점주들에게 상품예치금 명목으로 1천만 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후 점포 개선 작업과 하루 매출액의 상품 원가금액을 예치금 가상계좌로 매일 송금토록하는 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만약 점주들이 5년 동안 이마트24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폐점할 경우 감가상각을 따져 시설 투자비를 본사에 다시 토해내야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본사 직영점과 가맹점주 동의를 얻은 점포에서부터 순차적으로 간판 교체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가맹점주가 계속 '위드미' 이름으로 영업하고자 하면 우리로서도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간판 교체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자 이마트24는 간판을 바꿔 단 점포들의 매출·이용객수 증가 등을 홍보하며 개별 가맹점주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 향후 3년간 이마트24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3천억 원 중 상당 부분을 간판 교체·매장 인테리어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점포 상황, 가맹점주 입장 등이 너무 달라 당초 목표였던 '연내 전 점포 변경 완료'는 현실적으로 힘들 전망"이라며 "최저임금 인상, 정부 규제 강화 등 편의점 사업 환경도 녹록지 않아 내년부터 간판 교체뿐만 아니라 출점 속도를 높이기도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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