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SK하이닉스가 이사회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 투자를 의결했다. 도시바와의 본계약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SK회장이 직접 일본을 방문, 계약 성사를 사실상 마무리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메모리 투자 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은 도시바 메모리 인수금액으로 2조엔(한화 약 20조원)을 낸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투자금액은 3천950억엔(한화 약 4조원)이다.
그간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 건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공식화는 사실상 한미일연합과의 본계약 체결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도시바는 그간 한미일연합 이외에도 웨스턴디지털(WD)이 속해 있는 신미일연합, 대만 홍하이그룹(폭스콘) 연합 등 3자 진영에 인수 합의를 진행해왔다. 한미일연합으로써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WD의 방해로 인해 인수가 불투명해졌으나 새로운 제안을 통해 분위기 역전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메모리 지분 투자를 통해 성장성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게 될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베인캐피탈, 도시바, 호야, 애플,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 다수의 업체가 참여한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도시바, 호야의 의결권 지분율은 각각 49.9%, 40.2%, 9.9%다.
애플과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은 사채형 우선주 형태로 투자한다. 다국적 기업들로 구성된 기업들과 전략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함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업들과 상호 상생을 위한 협력의 첫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의 총 투자금액 3천950억엔 가운데 1천290억엔(한화 약 1조3천억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해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환 시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도시바가 WD에 제안한 내용에 따르면 도시바는 WD에 도시바 메모리 지분을 15% 이하로 유지할 것으로 요청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WD와 달리 이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그간 불거진 경영권 문제를 해소했다.
또한 2천660억엔(한화 약 2조7천억원)을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펀드출자자(LP) 형태로 투자해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의 상장시 자본 이득도 예상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3월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에게 남은 마지막 관문은 도시바와의 본계약이다. 아직 최종매각계약에 도장이 찍히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27일 최태원 SK회장이 일본 방문을 위해 출국한 정황상 도시바와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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