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 도민선기자] 내년에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9 등 국산 스마트폰으로 FM 라디오 수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재난방송용으로서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제도화가 아닌 사업자를 설득한 결과로 결정됐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부터 국내에서 출시되는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을 통해 FM 라디오 방송의 수신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9부터 FM 라디오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판매된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은 일부 보급형 스마트폰을 제외하고는 FM 라디오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발생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들의 재난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스마트폰에 FM 라디오 수신 기능 활성화를 요구해왔다. 과기정통부는 이후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와 함께 FM 기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과기정통부는 입법화를 통한 의무화는 무역협정 이슈, 외산 스마트폰 의무화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소비자 선택권 축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국제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회와 함께 사업자 자율적으로 FM 라디오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설명이다.
당초, 이통사가 라디오 기능 장착에 따른 데이터 이용 감소를 우려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이통사는 과기정통부와 함께 FM 라디오 방송이 갖는 재난방송 수신 강점, 라디오 청취 인구 등을 고려해 제조사에 FM 라디오 기능 활성화의 필요성을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제조사는 가볍고 얇은 두께로 제조되는 단말기 개발 경향과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DMB 기능이 활성화 돼 있는 점 등을 이유로 FM 라디오 기능 추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회의 지속적인 필요성 주장과 관심 표명, 재난방송 수신기로서 스마트폰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모든 스마트폰에 FM 라디오 기능을 활성화하기로 결정했다.
◆재난방송 가능해지고, 통신비 절감 효과 기대
정부는 이번 스마트폰의 FM 라디오 기능 활성화를 통해 지난 경주 지진과 같은 긴급 재난 시 이동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스마트폰의 FM 라디오 수신을 통해 재난 방송 청취가 가능해져 재난 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FM 라디오 방송은 일반적으로 고지대에서 방송을 송출해 지진·해일 등 재난에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동통신과 달리 송신망의 과부하 문제없이 하나의 방송을 다수 시청자가 동시에 들을 수 있어 재난방송에 특히 적합한 매체다.
또한, 이동통신망을 통하지 않고 라디오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것이 가능해져 데이터 차감 없이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게 되어 라디오 시청자들의 통신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디오 방송을 스트리밍으로 하루 1시간 청취 시 한 달 1.3GB(96Kbps 기준) 정도의 데이터를 소모하며, 이는 이동통신 3사 데이터 쿠폰 비용으로 환산 시 약 1만5천∼2만원에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국회에서 문제제기가 있은 뒤로 논의에 시간이 걸린 것은 아쉽지만,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결정된 사업자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인 것을 환영했다. 또 향후 ICT 분야의 정책 추진에 있어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삼을 방침이다.
최영해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FM 라디오 수신기능 활성화는 국정감사 이후 주요 과제였다"며, "지난해 말부터 이통3사에 협조를 구했고, 제조사에도 2차례 요청했는데 지난주 수신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최종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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