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업 점검 차 경영복귀 후 첫 해외출장을 추진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무산됐다. 2020년까지 '글로벌 문화기업 10위'에 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만큼 미국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행사에 참석해 CJ의 문화 사업에 힘을 싣고자 했으나 결국 건강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반면 그동안 경영일선에 물러나 있던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이 아버지인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추도식 참석 후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케이콘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감기 증세가 있자 주치의가 "장시간 비행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결국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콘은 CJ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에서 여는 한류 콘서트로, 지난 2012년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의 주도로 시작됐다. CJ그룹은 매년 케이콘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현재 이 행사는 대표적인 한류 문화 행사로 입지를 굳혔다.
당초 이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케이콘 행사에 참석한 후 미국 시장을 직접 둘러보고 CJ그룹의 글로벌 사업에 대해 보고를 받을 계획이었다. 특히 미국사업은 장녀인 이경후 씨 부부가 미국법인에서 근무하며 직접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이 회장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씨는 현재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을, 남편인 정종환 씨는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상무대우)을 맡고 있다. CJ그룹은 현재 CJ제일제당과 CJ E&M, CJ푸드빌, CJ CGV 등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미국 사업을 벌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 부회장과 함께 미국으로 가려고 했지만 환절기 감기로 미열증세가 있어 주치의의 권고로 가지 않게 됐다"며 "첫 해외 출장은 무산됐지만 현재 국내외 사업장을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은 어느 정도 회복된 만큼 곧 현장 경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 부회장이 케이콘 참석을 위해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자 일각에서는 그의 경영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 부회장은 CJ E&M을 중심으로 CJ그룹의 문화사업을 주도해 왔던 인물로, 각종 문화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그의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또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구속된 후 '비상경영위원회'의 일원으로 CJ그룹의 사업을 이끌어 왔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력에 의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주로 미국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정권이 바뀌면서 경영복귀를 위한 걸림돌이 모두 사라지자 재계에서는 그동안 이 부회장의 복귀를 조심스레 점쳐왔다. 다만 이 부회장 역시 이 회장과 같이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를 앓고 있어 경영에 전면 나서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이전에도 케이콘 등 문화사업과 관련해 직접 참석해 챙겨왔을 정도로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고 이번 일도 이의 일환으로 이전과 상황이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와 관련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이번에 미국 출장을 추진했으나 건강 때문에 잠시 미뤄진 것일 뿐"이라며 "다음 출장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미국, 중국, 베트남 등 CJ의 4대 사업군이 진출해 있는 주요 국가에서 M&A 등이 진행된다면 해외 출장길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