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정부·여당의 독주가 지나치다."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조치 강행을 고수하면서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파열음이 나고 있다. 법적 근거가 없는, 이른바 초법적 통신비 인하를 강제하면서 정부 스스로 법과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탓에 이의 시행을 앞두고 통신 업계와 야당 중심의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도 속도를 낼 모양새다.
당장 정부 압박의 최우선 타깃이 되고있는 SK텔레콤은 야당 측과 통신비 인하 및 시장구조 혁신을 위한 해법 중 하나로 완전자급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내달 정기국회 논의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약정할인 25% 상향을 강행, 이에 대한 소송이 불거지면 완전자급제 카드가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1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완전자급제 도입을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자유한국당 등 완전자급제 도입에 찬성하는 국회 해당 상임위 관계자들과 논의에 나섰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통 3사로부터 약정할인 상향에 대한 행정처분 반대의견을 수렴하고도 원안(25%)대로 이를 강행키로 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대로라면 다른 요금인하 방안 등도 업계 협의 없이 강행될 것이라는 위기감과 함께 대안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과 함께 국회 차원의 완전자급제 논의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야당 측 관계자는 "정부가 법적 근거 없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동원해 고강도 압박에 나서면서 SK텔레콤이 대안으로 완전자급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추진 시기를 늦춘 다음, (완전자급제 도입에 따른)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미 완전자급제도입 가능성을 공식 거론한 상태다.
최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정부의 통신비 절감 대책과 관련 정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합의점 도출에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여러 법적 대응 방안을 포함, 단말기 자급제와 같은 제도 개선 추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당 측도 이 같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함께 이번 통신비 인하안을 마련한 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안 및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완전자급제 도입을 당론으로 결정, 9월 정기국회부터 본격적인 법안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당 역시 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부의 시장개입이 지나치다고 판단, 자유한국당과 완전자급제 도입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여당이 내년 보편요금제 출시까지 현 정부의 통신비 대책과 관련된 정당 간 논의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며, "완전자급제에 대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분명한 효과도 있어 당론으로 결정할 지 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통령 업무보고(8월 22일)를 앞두고, 지난 18일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에 대한 행정처분 통지서를 전달했다. 원안대로 할인율을 25%로 상향,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신3사와 기존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논의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에 통신 업계에서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조치 시행일인 내달 15일 이전에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 재회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지난 16일 통지서를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이통 3사가 즉각적인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 등과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 등을 감안해 지난 18일 행정처분 통지서를 전달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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