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오는 27일 나란히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두 업체 모두 1분기에 비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흑자 행진을 예고하며 무난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본격적으로 '일감 절벽'의 여파가 시작될 하반기가 되면 실적이 다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2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1천481억원, 삼성중공업은 454억원으로 분석됐다. 예상 매출액은 각각 현대중공업 4조4천270억원, 삼성중공업 2조275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으며 올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두 업체 모두 무난한 예상 실적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크레인 붕괴 사고에도 불구하고 1분기 중 발생했던 체인지 오더(설계변경 요구로 인한 계약금 증액)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조선업계의 특성상 이 같은 실적은 수년 전 수주로 인한 매출액이라는 점이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선박 건조 대금을 다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주 시점 이후부터 보통 2, 3년 정도다. 이 때문에 급감했던 지난해 수주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조선업계의 실적은 현재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연간 수주량은 지난 2015년 1천72만6천859CGT에서 2016년 223만6천18CGT로 4분의 1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는 전세계 조선업계에 유례없는 수주 불황이 찾아왔고 국내 조선사들도 이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 6월 기준으로 총 283만80CGT를 수주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량을 넘어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순조롭게 수주 목표액을 채우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총 73척, 43억달러를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15척, 51억달러를 수주했다. 각각 올해 수주 목표액의 57%와 78%를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수주분이 곧바로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조선사들의 실적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성기종 연구원은 "2016년 불황의 영향으로 조선사들의 수주잔고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이에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며 일부 조선사는 적자전환도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성 연구원은 이러한 실적 침체 국면은 올해 수주한 선박이 주로 인도되는 시기인 오는 2018년 하반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일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20% 반납 여부 등을 놓고 노조와 장기간 협상 중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것이 5천여명에 달하는 유휴인력을 모두 품기 위한 고통 분담 방안이라고 그간 주장해 왔다. 최근 수주한 선박 일부를 군산조선소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조선소 가동을 재개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번 달 사측이 생산직 포함 대리·사원급 임금 10% 반납, 1개월 이상 순환휴직, 희망퇴직 검토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노동자협의회(노협) 측에 제시했다. 여기에 일감 부족으로 인해 지난 달과 이번 달을 통틀어 거제조선소에 있는 2개의 도크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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