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게임이용자보호센터(이하 보호센터)로부터 받기로 한 상패를 고사해 관심이다. 여 위원장은 해당 상패를 받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내부 판단에 따랐다는 입장이나 애초에 보호센터가 상패 수여자 명단에 여 위원장의 이름을 올린 것이 적절했는지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서초구 양재동 스포타임 5층에서 열린 게임이용자보호센터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는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과 김학성 법무부 교정본부장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소통과 신뢰를 토대로 게임 이용자 보호에 이바지한 공로를 치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보호센터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도 상패 수여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으나 이날 행사에서는 제외됐다. 경위를 묻는 질문에 여 위원장은 "국고로 월급 받고 산다. 원래 하는 일이 이거(게임물관리)다. 이거도 하고 상도 받으면 웃기고 스타일 구기는 것도 싫어서 싫다고 했다"면서 "제가 (상패를) 안 받아야 다른 분들도 부담을 안 가지신다. 내부 회의에서도 이거(상패 받는 것)는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게임물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이끄는 만큼 굳이 해당 상패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4일 해당 보도자료가 배포된 직후 게임업계에서는 보호센터가 굳이 성인 등급의 게임물 심의 및 사후 관리를 통한 이용자 보호 업무를 맡는 규제 기관장인 여 위원장을 굳이 치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SNS 등에서 연이어 개진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알려진 것과 달리 현장에서 두 분만 게임이용자보호센터로부터 감사패를 받아 의아했다"면서 "여 위원장이 세간의 반응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해프닝'은 최종 의견 조율을 거치지 않고 보도자료를 사전에 배포한 보호센터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협의 요청을 드리는 상황에서 보도자료가 배포됐다"며 "2차 보도자료도 배포할까도 했는데 어제까지도 변동사항이 있어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보호센터 1주년 기념식 역시 정치인 축사와 감사패 전달식이 주를 이뤘을 뿐 지난 1년간의 성과나 향후 계획 등을 알리는 등 '알맹이'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한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를 최고 가치로 내세운 게임이용자보호센터 돌잔치에 정작 게임 이용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게 아이러니"라며 "보호센터의 향후 계획 등 있어야 할 발표는 없고 정치인 축사와 감사패 증정이 주를 이뤄 아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게임이용자보호센터는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와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민관산학이 함께 참여하는 게임문화재단 산하의 이용자보호기구로 지난 2016년 7월 20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이경민 센터장은 "진흥 정책이든 규제 대책이든 게임의 주인인 이용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때에 비로소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들이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와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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