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채송무기자]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대표 체제를 맞이했다. 당의 다수로 주류였던 친박계는 폐족의 멍에와 함께 해체의 위기를 겪게 됐다.
홍 대표는 과거에도 당의 대표를 지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위상부터 다르다. 과거의 당 대표가 부족한 조직을 메우기 위한 연합의 성격이었다면 이번에는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권한을 가진 당 대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홍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4만194표를 얻어 1만1천21표의 원유철 후보가 4천36표를 얻은 신상진 후보를 압도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대표는 49.4%를 얻어 원 후보 30%와 신 후보 20.6%를 앞섰다. 자유한국당은 최순실 국정농란과 탄핵 정국 속에서 지리멸렬해진 보수 정당의 개혁을 홍 대표에게 일임한 것이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홍 대표에게 맞설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 캠프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이철우 최고위원이 3만2천787표로 1위 최고위원이 됐고, 류여해 수석부대변인이 2만4천323표로 2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비박계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역할을 해 이른바 친홍으로 꼽힌다.
3위는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김태흠 의원이 2만4천277표였고, 역시 친박 성향인 이재만 대구동을 당협위원장이 됐지만, 힘이 크게 빠졌다. 자유한국당의 힘이 균형이 친박에서 친홍으로 크게 이동했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홍 신임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당의 혁신과 함께 친박계를 '국정파탄 세력'이라고 칭하며 청산 입장을 밝혔음에도 친박계는 조직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친박계 초재선 일부가 친홍준표 계로 말을 갈아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당내에서 홍 대표를 견제할 인사로 여겨졌던 친박 박맹우 의원은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당 혁신을 주창한 홍 대표는 계파 청산을 내세우며 친박계의 사실상 해체를 유도해 바른정당과의 재통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친박계 핵심이 당의 비주류로 남아 홍준표 체제에 대항할 수 있지만,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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