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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애플, VR·AR 창조주 겨냥하다


WWDC 2017서 가상현실·증강현실 창작자 위한 제품 선봬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에서 하드웨어 신제품을 정신없이 쏟아냈다. 행사의 주인공으로 점쳐졌던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 iOS11이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5일 열린 이 행사에서는 데스크톱 PC인 '아이맥'과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 홈팟을 제외한 신제품은 전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창작자'를 겨냥해 제작됐다는 점이다.

WWDC는 개발자를 위한 행사다. 게임이나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연장을 내놓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변화는 새로운 제품으로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가 가상현실(VR) 영역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신형 아이맥은 빠르고 똑똑해졌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4K·5K에 달한다. 기존 아이맥 또한 동영상과 이미지 편집에 널리 활용됐지만, 신제품은 이에 더해 VR 헤드셋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가상의 세상을 디자인하는 도구로 변신했다.

특히 어마어마한 성능을 갖춘 아이맥 프로는 두뇌만 18개다. 이 제품은 영상 편집자뿐 아니라 3D 애니메이터, 뮤지션, 과학자까지 다양한 분야의 '프로'들을 겨냥한다. 이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은 무궁무진하다.

애플은 이렇게 자체 VR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도 VR 시장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VR 헤드셋이 보급화되면 금맥은 콘텐츠에서 나온다. VR 콘텐츠 시장은 애플의 이번 행보로 좀더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과 아이패드 카메라 속에 증강현실(AR) 물체를 띄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AR키트 또한 공개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화면 속 세상에 자유롭게 창조물을 빚어낼 수 있게 됐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또한 이름답게 전문가를 겨냥한 제품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했다. 보다 정교해진 신형 애플펜슬과의 조합도 창작자를 위한 요소다. 아날로그 아티스트들도 혹할 만 하다. 뒤로가기 버튼 한 번이면 거친 캔버스 위를 방황하지 않아도 된다.

골드만삭스는 VR·AR 관련 기기 시장 크기가 오는 2025년에는 1천100억달러(약 12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TV나 노트북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이토록 많은 VR·AR 기기 속을 채우는 콘텐츠는 누구의 손에서 나올까. 애플의 관심사는 그 손이 어떤 도구를 거칠지에 있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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