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새정부의 주요 과제로 '재벌개혁'이 떠오르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에서 지배구조 개혁이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상법이나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시장감시 장치가 건전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발언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기업지배구조펀드인 '장하성 펀드'의 자문을 맡으며 스튜어드십 코드와 같은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6년 말 7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공표
스튜어드십 코드란 '집사(스튜어드)'에서 파생된 단어로 기관들이 집사처럼 고객 재산을 맡아 잘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서의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내고,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하기 위한 자율지침이다.
2010년 영국에서 시작됐으며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홍콩, 호주가 도입했다.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4년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도입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이후 공청회를 거쳐 지난해 말 위원회에서 7개 원칙을 담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부진과 실효성 문제 등으로 인해 그동안 실질적인 도입은 부진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후보 시절의 문재인 대통령이 자본시장의 발달을 위해 스튜어드쉽 코드를 실효성있게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오너일가 중심의 대기업 재벌 지배구조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현재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법 개정이 준비중이나 통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대신 이 같은 사전규제보다 쉽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사후규제라는 측면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이사회 기능 정상화, 배당 확대 기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주주 친화적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거처럼 소수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오너일가가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이사진 및 감사 선임에 있어, 기관투자자의 목소리가 커져 이사회 기능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합병 비율 등이 비정상적으로 책정된 합병안도 주주총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감 몰아주기 등의 비정상 거래에 대한 감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지주회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기업에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할 경우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일본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크게 증가했고, 대만은 지배구조가 우수한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새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참여기관이 별로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참여기관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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