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애정을 쏟고 있는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올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에잇세컨즈는 경쟁 브랜드보다 출점 속도가 느렸던 탓에 몇 년간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최근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내놓은 제품 등이 인기를 얻으며 올 들어 매월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신장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론칭한 에잇세컨즈의 연매출은 2013년 1천200억원, 2014년 1천300억원, 2015년 1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국내 경기 침체,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여러 악재 가운데서도 중국에 첫 진출하고 국내 매장 수도 꾸준히 늘린 덕분에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그동안 매장 수를 무분별하게 늘리지 않고 각 지역별 시장과 고객 성향 등을 세밀하게 분석해 수익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혀왔다"며 "올해는 이전보다 매장 오픈 속도를 좀 더 높여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몇 년간 공들여 론칭한 브랜드로, 매장 수는 ▲론칭 첫 해 12개 ▲2013년 9개 ▲2014년 4개 ▲2015년 4개 ▲2016년 국내 7개, 중국 상해 1개 등 지난해까지 총 37개였다.
반면 지난 2009년 하반기 론칭한 이랜드그룹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에만 매장 수를 11개 늘렸고 국내 70개, 중국 26개, 대만·홍콩·말레이시아에 각각 플래그십 매장 1개를 열어 총 99개 매장을 확보해 에잇세컨즈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성통상의 '탑텐' 역시 매장 수가 140여개로 에잇세컨즈보다 월등히 높다.
또 에잇세컨즈는 론칭 초기부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eight)'을 넣어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난해 9월 중국 진출과 함께 사드 보복 이슈가 겹치면서 사업 확장에 제대로 나서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경쟁사에 비해 낮은 1천5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사업 역시 담당 법인들이 수십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400억원, 올해 1분기에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스파오와 탑텐은 매장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각각 3천억원, 2천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에잇세컨즈가 그동안 부진했던 원인은 로드숍 보다 수수료 비중이 높은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매장 확대에 나서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이라며 "지드래곤 콜라보레이션이 작년 하반기부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약하고 브랜드 자체의 정체성이 모호해 아직 고정 고객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거나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사업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에 적자폭이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에잇세컨즈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사업부를 서울 도곡동 삼성물산 패션부문 본사로 이전했고 글로벌 사업 지원 팀과 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팀도 새로 구성했다.
또 에잇세컨즈의 국내 매장 출점 속도를 예년보다 높이고 중국에서도 사드 보복 분위기가 좀 더 완화되면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오픈한 곳만 해도 이미 5개로, 현재 매장 수는 최근 오픈한 롯데 아울렛 이천점까지 포함하면 모두 40개다. 오는 26일 현대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까지 합하면 매장은 총 41개로 늘어 국내 SPA 브랜드 3위인 자라와의 매장 수 차이가 1개로 줄어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 사장이 에잇세컨즈를 2020년까지 해외매출 10조원의 '아시아 톱3 SPA 브랜드'로 키운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을 맞아 '서머 스페셜'을 선보이는 등 상품력도 강화해 매출 끌어올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상권에 맞게 매장을 구성하고 상품 차별화를 두면서 점차 고객들이 몰려 이달 초까지 누적매출 신장률이 20% 후반까지 치솟았다"며 "올 초 40여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미 상반기 내에 목표치를 달성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 1호점을 오픈한 후 아직까지 사업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러 외교적 문제가 해결되면 중국에서의 매장 오픈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매장 수를 무분별하게 늘리기 보다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안정된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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