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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1억 넷플릭스, 한국선 '찻잔 속 태풍'?


서비스 1년, 아직은 '미미'···'옥자' 등 콘텐츠 투자 '촉각'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가입자 1억명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한국에선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나 지상파 OTT의 콘텐츠, 가격경쟁력면에서 우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비롯해 국내 제작진과 배우가 참여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국내 방송사와도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면서 아직 그 성과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6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넷플릭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한 전체 가입자가 9천893만명인것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1년새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지는 못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와의 경쟁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SK브로드밴드 '옥수수'의 유·무료 가입자가 1천100만명이고, 지상파 '푹'의 유료 가입자는 50만명이 넘는다.

이는 넷플릭스가 가격, 콘텐츠 면에서 국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VOD 시장은 지상파, 영화의 비중이 높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6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유료방송 VOD 매출 비중은 영화가 38.9%, 지상파가 33.5%,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10.1% 순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미국 드라나마 영국 드라마 중심이고 지상파의 경우 일부 프로그램만 제공하는 수준이다.

또 넷플릭스는 월 요금이 1만원대인데 반해, 국내 OTT 서비스의 경우 1만원대를 넘지 않는다. 더욱이 이통사 OTT는 월 4만~5만원대 이상 무선 통신 가입자에게 영화, 생방송 등 일부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이나 미국 드라마 등 마니아들을 공략할만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것 만으로는 국내에서 가입자를 대폭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가격 면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송업계 '옥자' 성과와 영향 주목

그러나 넷플릭스가 영화 '옥자'를 기점으로 한국내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옥자에 제작비 5천만달러(약 564억원)를 투입했다. 이는 오는 6월 넷플릭스, 국내 극장을 통해 동시에 공개된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보통 영화는 극장 개봉 후 VOD 시장으로 오는데 '옥자'는 이 같은 방식을 무너뜨리게 된다"며 "영화를 극장에서 본다는 인식을 없애면서, 투자한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독점 제공해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넷플릭스는 국내 방송사 콘텐츠 수급에도 나섰다. JTBC와 약 600시간이 넘는 분량의 드라마와 주요 인기 콘텐츠의 글로벌 방영권 계약도 체결했다.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같은 프로그램을 넷플릭스가 진출한 나라 어디에서든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12부작 드라마로 제작에 나섰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뭉친 좀비물 '킹덤'도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연간 자체 제작 콘텐츠에만 6조원을 쏟아 붓는다"며 "가입자 수 증가가 크진 않더라도 국내 콘텐츠 생태계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일본, 한국에 이어 중국 시장 문도 두드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아시아 콘텐츠, 가입자 확보에 힘을 쏟는 측면도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는 최근 중국의 구글 '바이두'의 자회사이자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아이치이'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아이치이 플랫폼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의 규제를 피할 전망이다.

넷플릭스 측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북미, 유럽, 중남미 지역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아시아, 중동에선 현지 취향을 고려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진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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