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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라이징스타' 중금리대출, 전쟁 돌입


[중금리대출](상) 중신용자 '틈새시장'으로 급성장

저금리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카드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2금융권의 두 자릿수 고금리 대출을 쓸 수밖에 없던 저신용자들에게 중금리 대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P2P 대출, 사잇돌 대출에 이어 4월3일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영업개시까지 이어지며 중금리 대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수많은 저신용자들의 희망으로 떠오른 중금리 대출 시장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신용등급 5등급인데 은행에서 대출 받을 수 있나요?" "7등급인데 대출 금리 얼마나 나올까요?"

포털 사이트 금융 질문란이나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 많이 올라오는 질문 중 하나가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사람들의 대출 고민 문제다. 1~2등급의 고신용자나 전문직·대기업 직장인들은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조금만 떨어져도 사람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크게 높아지는 '신용 양극화'가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아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신용자'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 시장이 최근 금융권의 틈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화려하게 데뷔한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중금리 대출을 주요상품으로 내놓으면서 중금리 대출 시장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중금리 대출 시장 50조원 전망

중금리 대출 시장의 주요 타깃은 기존 신용등급 4~7등급 사이의 중신용자들이다.

기존에는 10%대 중반의 카드론 대출이나 20% 이상의 저축은행·대부업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중신용자 중 우량 채무자들에게 10% 이하의 중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4~7등급 중신용자들은 2015년 말 기준으로 700만명에 달한다. 전체 금융소비자 1천500만명 중 거의 절반 수준. 중금리 대출 시장의 수요도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금리 대출의 잠재 수요는 정부의 '사잇돌 대출' 반응에서도 확인됐다.

정부가 가계부채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은행 및 저축은행에서 공급하기 시작한 사잇돌 대출 규모는 지난 3월 말까지 총 5천500억원을 돌파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은행 사잇돌 대출은 한 달 만에 600억원 대출이 진행됐다. 정부는 중금리 대출의 수요를 감안해 올해에는 공급을 1조원 더 늘릴 예정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중금리 대출을 받을까. 중금리 대출자들은 중금리로 대출을 받아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는 '대환 대출'로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 개인간(P2P) 대출업체 렌딧이 2015년 5월 대출 서비스 시작 후 2017년 3월까지 집행한 367억원, 2천652건의 누적 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출 목적 1위는 47.6%를 차지한 대환대출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가계대출, 보증금대출, 결혼비용, 자동차구입, 의료자금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환대출 중에는 카드론에서 갈아 타는 경우가 52.4%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 20.8%, 캐피탈 18.7%, 대부업 6.9%, 보험 1.2% 등이 뒤를 이었다.

대환대출 고객이 대환 전 부담하던 평균금리는 20.4%였으나, P2P 중금리 대출로 갈아탄 뒤에는 평균금리가 11.1%로 낮아졌다. 1천만원을 빌렸을 경우를 가정하면 중금리 대출로 갈아타면서 1년에 내야 할 이자가 100만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중금리 대출자들은 회사원 등 근로소득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소득이 발생하고 있는 '월급쟁이' 대상의 틈새 대출시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P2P 대출업체 에잇퍼센트에 따르면 중금리 대출자들의 직업군은 회사원이 66.1%로 제일 많았고, 사업자(17.7%), 공무원·공기업(9%), 프리랜서(5.1%), 기타(2.1%)의 순이었다.

◆P2P 대출부터 저축은행까지 상품 다양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것은 P2P 대출업체들이다.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투자자금을 모아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돌려주는 형태로, 투자 수요와 대출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급성장했다.

개인신용 P2P 대출 시장은 올해 1분기까지 2천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전년 대비 288%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중금리 대출을 기존 은행과의 차별적인 상품으로 내세우며 지난 3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케이뱅크의 중금리 대출 상품인 '슬림K 중금리대출'은 '직장인K 신용대출'과 함께 전체 케이뱅크 대출액의 85%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저축은행들도 기존 20%대 고금리 상품 외에 6~10%대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케이뱅크 출범 후에는 금리를 5%대까지 내리는 등 정면 승부에 나섰다.

우체국도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우체국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촘촘한 전국 영업망을 통해 높은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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