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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리미엄 아울렛 진출 10년, 쇼핑 문화 바꿨다


쇼핑·여가 즐기는 아울렛, 신성장동력 부상…유통 빅3, 출점 경쟁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국내에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온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프리미엄 아울렛은 신세계가 지난 2007년 6월 여주에 처음 선보일 당시만 해도 고객들은 아울렛에 대해 '재고상품을 싸게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쇼핑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전환됐다.

이 같은 인식의 전환과 함께 아울렛 시장 규모도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울렛 시장은 약 9조2천억원 규모로, 교외형 아울렛이 12.5%, 도심형 아울렛이 2.6%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3% 성장에 머물러 있는 백화점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의 지방 아울렛들의 매출신장률도 지난 2013년 40.8%, 2014년 19.3%, 2015년 33.4%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도심형 아울렛을 포함한 서울 지역 내 백화점들은 2013년 7.0%, 2014년 4.4%, 2015년 6.2%로 한 자릿수 성장세에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송도와 동대문에 각각 아울렛을 오픈한 영향 때문에 매출액과 영업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6%, 5.6%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성장 정체에 직면한 백화점들이 프리미엄 아울렛 출점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경기 불황일수록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찾는 이들이 상품 가격이 좀 더 저렴한 아울렛으로 모여들면서 유통업체들은 아울렛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 정체를 상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百·마트 침체 겪는 유통가, 아울렛으로 위기 돌파

가장 먼저 국내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소개한 신세계는 국내 도입 10년을 맞이해 오는 6일 경기도 시흥에 교외형 중심 아울렛이 아닌 '지역밀착형' 콘셉트로 아울렛을 오픈하며 출점 경쟁에 다시 불을 지핀다.

신세계사이먼의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여주, 파주, 부산에 이은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4호점으로, 신세계는 지난 2013년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이후 4년만에 아울렛을 오픈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부지면적 약 14만7천㎡(약 4만5천평), 영업면적 약 4만2천㎡(약 1만3천평), 주차대수 약 2천700대 규모로 220여 개의 국내 및 해외 인기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한다.

또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스페인 해안가 마을을 테마로 한 건축 양식을 도입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점이 눈에 띈다. 더불어 30~40대 여성 고객과 가족 쇼핑객을 겨냥해 여가시설, 체험형 콘텐츠를 두루 갖춘 '복합 쇼핑 리조트' 콘셉트로 구성함으로써 고객들이 쇼핑과 함께 여유롭게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조병하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이곳은 주변에 5개 고속도로가 지나는 입지적 장점과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광명, 부천, 인천, 안양, 군포 등의 상권까지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을 수도권 서남부 대표 쇼핑 메카로 키워 내년 4월까지 매출 3천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으로 백화점 3사들이 운영하는 전국 아울렛 점포 수는 현재 총 28개로 늘었다. 롯데는 신세계보다 1년 늦게 광주에 아울렛을 오픈해 현재 2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현대는 김포, 송도, 동대문, 가산 등 4곳에서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울렛이나 쇼핑몰은 쇼핑을 하기에도 가격 부담이 없고 여가를 즐기기에도 편리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최근 가족 쇼핑객들의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며 "아울렛의 성장세가 좋아 각 업체들이 백화점은 오픈하지 않아도 아울렛이나 쇼핑몰은 꾸준히 오픈하려고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12월 목포 남악에 아울렛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 경기도 원흥에 신규 아울렛을 오픈할 예정이다. 원흥점은 광명 아울렛처럼 이케아 고양점과 한 건물에 복합된 형태로 출점해 시너지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또 롯데는 내년에 프리미엄 아울렛 용인점을 비롯해 군산, 의왕 등 3곳에 아울렛을 새롭게 오픈할 예정이다. 반면 백화점은 지난 2015년 마산 대우백화점을 인수해 문을 연 롯데백화점 마산점 이후 2년여간 출점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도 올 상반기에 도심형 아울렛인 가든파이브점을 오픈하고 오는 2020년까지 매년 아울렛을 한 개 이상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과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등을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미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사이먼 프라퍼티 그룹과 각 50%의 지분을 소유한 합작법인인 신세계사이먼을 통해 아울렛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탓에 진출 계획을 명확하게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병하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단순히 외형 성장에 치중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익성이 근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아울렛 출점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 이후 지역사회가 먼저 요청한 곳을 중심으로 상생해 윈윈할 수 있는 입지가 나오면 계속 신규 매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업체들이 백화점 대신 아울렛 출점 경쟁을 벌이자 일각에서는 '제살 깎아먹기'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아울렛이 빠르게 늘어날수록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고객을 빼앗겨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어서다. 또 아울렛 점포 수가 많지만 백화점에서 판매하다가 남은 재고 물량이 부족해 업체간 물량 확보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물량은 한정적인데 점포 수만 자꾸 늘어나면 협력사들의 부담만 더 키우게 되고 품질이 떨어지는 아울렛 자체 기획 상품을 따로 선보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할 수 있다"며 "현대나 신세계처럼 패션 브랜드를 많이 가진 유통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롯데가 상품 물량 확보에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아울렛 점포 수만 늘어나게 돼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며 "아울렛이 들어설 만한 입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점포들이 들어서다 보니 업체끼리 상권이 겹쳐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곳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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