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비온 뒤에 땅이 굳을 것인가.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의 3전4기가 시작됐다. 10일부터 LG전자는 'G6'를 통해 1개월가량 단독비행을 시작한다. 내부적으로 600만 대의 판매량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LG전자(대표 조성진)는 10일부터 이통3사, 알뜰폰 사업자들을 통해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6'를 출시했다.
G6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이통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구매가는 최대 60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하반기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올해 갤럭시S8의 공개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1개월 이상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의 입장에서는 이번 'G6'가 3전4기다. 2014년 말 LG그룹에서 LG전자 MC사업본부장을 맡은 후 첫 번째 내놓은 'G4'는 조 사장이 임명되지 전부터 개발돼오던 스마트폰이다. 업계에서는 2015년 하반기 출시한 'V10'부터 조 사장의 전략이 벤 첫 제품이라 보고 있다.
성적은 초라하다. 활동적인 도시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췄다는 'V10'과 'V20'는 나름대로 준수한 성적을 이끌어냈으나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다. 더욱이 믿었던 'G5'가 추락하면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전작 'G5'의 판매량은 300만대 수준으로 기존 제품 대비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기대보다 낮은 수율에 발목을 잡힌 결과다. 조 사장은 G6를 발표한 당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 2017서 간담회를 열고 "G5가 생각보다 수율이 안 나오는 건 굉장히 난감한 경험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열심히 광고하고 밀려고 준비했었는데, 물건(G5)이 안 나오니 수율이 낮더라도 자재를 더 투입해서 공급해야겠다 생각했다"며, "8주가 지나 겨우 공급을 시작했지만, 2개월 동안 물건(G5)을 못 대니 완전히 엉망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LG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G5'의 가격을 낮췄다. 과도한 자재 공급에 허덕인 협력사들에게도 보상안을 마련했다.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 손실 4천670억 원을 내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올해 인사 직전까지 거취가 불분명했다. 정기임원 인사에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의거했다고 강조한 고 강조한 LG전자는 조 사장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LG그룹 최고 경영진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올해가 조 사장의 마지막 기회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G6'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초기 반응은 훈훈하다. 국내서는 지난 2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해 일평균 1만 예약건수를 기록해 순항 중이다. 외신 폰아레나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응답자 63.9%가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도 'G6'가 LG전자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을 줄여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6'의 판매량은 대체적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G3'와 비슷하거나 소폭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G3는 출시된 해에 500만대에서 600만대 가량 판매됐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약판매를 포함하면 갤럭시S8 출시 시점 대비 약 50일 앞서있고, 아이폰7 판매 추세 약화가 시작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향후 초기 판매는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며, "2017년 MC부문 적자는 전년대비 1조원 이상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G6 판매가 긍정적일 경우 흑자전환도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LG전자는 국내서 'G6'로 여세몰이에 나서는 한편, 오는 4월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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