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케이블TV 인수·합병(M&A)은 결정된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다, 안한다'식의 확답을 하지 않고 "마음이 맞는 상대방과 규제 환경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눈길을 끌었다.
이형희 사장은 7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 간담회에서 "M&A는 마음이 맞는 상대방, 규제 환경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결정된게 없고,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CJ헬로비전 인수가 불발됐다. 미래부가 추진했던 케이블방송 권역 폐지도 유보된 상황이다. IPTV 업체로선 규제 환경에 여전히 변수가 많은 셈이다.
이형희 사장은 "M&A는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외부 환경은 유동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형희 사장은 "B쇼핑 분사를 조만간 추진할 계획"이라며 T커머스 B쇼핑 분사 추진 계획도 공식화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나 방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T커머스는 TV를 보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브로드밴드도 이를 하고 있지만 IPTV법이 직접운용채널(직사채널)을 운영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 B쇼핑을 Btv가 아닌 케이블이나 경쟁사 IPTV에서 서비스해야 했던 것.
B쇼핑을 분사하면 이 같은 규제에 벗어나 SK브로드밴드 방송도 활용할 수 있다.
이형희 사장은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며 공격 투자를 예고했다.
이 사장은 "지난 2013~2015년엔 6천억원이 투자됐고 작년에야 7천억원 정도를 집행했는데 대부분 현상 유지에 급급한 (시설) 투자에 불과했다"며 "올해 8천억원, 내년부터 1조원 이상 투자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상유지가 아니라 커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는 (시설) 투자를 늘리겠다"며 "데이터 사이언스, 서비스나 시스템 개발이 빨리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도 힘을 쏟는 질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에 고민이 많다. 국내 내수엔 한계가 있어 해외 진출을 위해선 콘텐츠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장악력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 SK브로드밴드의 자사 OTT '옥수수' 가입자는 1천만명에 달한다. SK브로드밴드는 2021년까지 이를 2천50만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국내 시장엔 한계가 있어서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SK브로드밴드, 모회사인 SK텔레콤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며 "콘텐츠 사업자와 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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