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친박 패권주의를 청산하겠다며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새누리당을 가짜보수로 규정하며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 기조를 표방했지만, 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 9일 리얼미터의 2월 2주차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5.8%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4주차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3분의 1로 추락한 수치다. 심지어 비교섭단체인 정의당 지지율(6.8%)에도 미치지 못했다.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지율 역시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이대로 당내 대선경선에 맞붙는다고 하더라도 컨벤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당 결속력도 와해되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와도 단일화할 수 있다는 이른바 '보수후보 단일화론'을 꺼내들면서 당 지도부를 비롯해 자당 의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바른정당의 핵심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새누리당의 친박 패권주의가 싫어서 분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는데, 이제와서 새누리당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유 의원의 이같은 방침에 당황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안찾기 골머리, 결국 국민의당과 손잡나?
바른정당은 대안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일 재등판론이 제기되는 김무성 의원은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제3지대 연대를 주장하며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중요한 협상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합당은 어렵지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연대는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사무총장도 10일 "우리 정치의 연정론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바른정당은 진영론에 스스로 갇힐 필요가 없다. 이번 대선은 친박, 친문 패권주의를 제외한 반패권 세력이 연대해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민의당 연대를 위한 군불때기에 나섰다.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연대에 성공할 경우 보수 결집의 중심이라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중도 세력으로 외연확장이 가능하다. 더욱이 수도권과 영·호남을 잇는 지역구도를 장악해 단숨에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이같은 위기를 반영하듯 바른정당은 오는 12일 당 필승전략 워크숍을 열고 당에 대한 비판, 당내 경선에 대한 의견, 조직정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밤샘토론할 예정이다.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천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무선전화(90%)와 유선전화(10%) 병행 방법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8.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