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탄핵정국에서 수세에 몰리던 새누리당이 강경보수 노선으로 급선회하며 반전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를 키워 보수세력을 규합,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연찬회를 열고 당 쇄신 작업의 일환으로 당명개정을 비롯해 조기대선에 따른 경선 룰을 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보수세력을 규합하자", "태극기 집회 찬성에 나서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연찬회 모두발언에서 "책임과 반성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위축됐지만, 우리는 100석 가까운 의원을 가지고 있다"면서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확신을 갖고 움직일 때가 됐다"고 결연한 의지까지 드러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사건 이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새누리당이 이같이 반격모드에 돌입한 배경에는 최근 계속되는 '태극기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 소속 의원들이 주말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가 하면 대선후보들도 탄핵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탄핵 기각 결정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대선정국을 흔들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앞세워 12월 대선에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설사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보수결집 행보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황 권한대행이 참여한 새누리당 내부 경선을 통해 보수 적통후보를 낼 수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태극기 세력이 확대되고 있고 황 권한대행 지지율 역시 뛰어오르고 있다"며 "새누리당으로서는 탄핵정국과는 무관하게 보수세력을 규합하고 경선의 관심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서 비록 야당에 정권을 넘기더라도 보수세력이 분열되지 않고 새누리당으로 규합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내년 지방선거에 승리하고 차기 대선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은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찬성표를 받은 '자유한국당'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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