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QLED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QLED라는 이름을 독점할 생각은 없고요. 지난 2009년 공개했던 LED TV가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듯, 이번에도 QLED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3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메모리얼라이브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차세대 퀀텀닷 TV '삼성 QLED TV'를 200여개 언론을 대상으로 공개했다. 여기서 QLED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 기반의 자발광디스플레이가 아니라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김문수 삼성전자 VD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일부 학계에서는 QLED를 자발광디스플레이라고 정의하기도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 산업적으로 정의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며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든 디스플레이를 QLED라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삼성전자의 고가형 프리미엄 TV 브랜드는 QLED TV가 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SUHD TV' 브랜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 2년간 써온 브랜드지만 기술 용어가 아닌 마케팅 용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와닿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QLED TV 비밀 '메탈 퀀텀닷'…OLED 비교 시연 '자신감'
퀀텀닷 TV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과 색깔을 표현하는 액정 사이에 퀀텀닷 필름이 끼워져 있다. 이 필름은 아주 작은 크기의 퀀텀닷 입자로 이뤄져 있는데, '삼성 QLED TV'에는 메탈 소재로 만든 퀀텀닷 입자가 들어갔다.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실 부사장은 "퀀텀닷 소재에 메탈이 들어가면 적은 양의 입자를 가지고도 높은 발광효율을 낼 수 있다"며 "색 순도 또한 올라가기 때문에 검정색 표현도 좋아졌으며 퀀텀닷의 성능이 발전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장에서 처음으로 '삼성 QLED TV'를 타사 올레드(OLED) TV와 비교 시연했다. 그만큼 화질에 자신이 있어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비교 대상 제품의 둘레를 큰 박스로 포장해서 브랜드명과 두께 등 외관상 차이는 비교할 수 없었다.
김현석 사장은 "검은색이 깊다고, 밝기가 밝다고 화질이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화질은 여러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의 의도가 그대로 표현하는 게 좋은 화질이라는 생각에서 비교시연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5일(현지시각) 열리는 CES 2017에서는 비교 시연을 하지 않는다. 행사를 주최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전시관에서 자사 제품을 타사 것과 대조하는 행위를 허용치 않기 때문. 따라서 비교시연은 삼성전자는 거래선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전시 공간에서만 이뤄질 예정이다.
◆어지럽게 늘어진 TV 주변 케이블, 하나로 말끔히 정리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개발을 위해 소비자들의 불편점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뒀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은 하나의 TV에 셋톱박스를 비롯해 3개의 주변기기를 연결해서 쓴다. 이 경우에는 리모콘이 4개로 늘어난다. 리모콘이 이렇게 많아지면 관리도 쉽지 않고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진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하나의 리모콘으로 여러 가지 주변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벽걸이 TV를 설치할 때는 주변에 이리저리 널려 있는 케이블을 처치하기가 곤란하다. 유일한 방법으로는 벽을 뚫는 게 있지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삼성 QLED TV'에 주변기기의 연결선을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하는 투명 케이블 '인비저블커넥션'이 있는 이유다.
김현석 사장은 "소비자들이 불편해하는 점을 알아야 그들의 생활양식 속에 TV가 어떻게 녹아드는지 알 수 있다"며 "각자 집에 자기 라이프스타일이 있고 공간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 TV가 공간에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음성인식 리모콘'으로 제어하는 TV 나온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리모콘으로 제어할 수 있는 TV를 조만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채널을 돌리는 등 TV의 기본 기능을 음성 명령만으로 제어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유튜브 등 서드파티(제3자기업) 콘텐츠도 음성으로 찾아 제목만 읽어주면 재생이 가능하다. 지원하는 언어는 약 10여개고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원진 삼성전자 서비스비즈니스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전사적 차원에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TV뿐 아니라 다른 제품에도 점차 적용될 것"이라며 "향후 AI 플랫폼은 사용자와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변 상황과 맥락에 맞는 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내놓을 TV 제품군은 QLED TV가 포함된 Q시리즈와 MU시리즈로 구분된다. MU시리즈의 경우 모델명에 천단위의 숫자가 붙으며, QLED TV와 함께 CES 2017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QLED 개발 문 열렸다…타사 제품개발 협력 지원
삼성전자는 다른 전자업체들도 퀀텀닷 TV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기술협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갈 방침이다. 회사는 머지않은 장래에 여러 회사들이 퀀텀닷 기술 기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석 사장은 "QLED 제품명도 보통명사기 때문에 다른 업체도 쓸 수 있다"며 "다른 TV업체들이 퀀텀닷 기술 디스플레이 내놓는다면 격려하고 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아직 기술협력 업체들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서 어떤 회사인지 말을 하지 못한다"며 "좀더 구체화되고 공개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다수의 업체들과 퀀텀닷 기술 연합체를 구축할 계획은 아직 없다. 기술협력은 이를 원하는 회사들과 개별적으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현석 사장은 "(퀀텀닷 기술이) 굉장히 보편화된 기술이 될 것이기 때문에 굳이 협력체를 만들어 세를 규합할 필요는 없다"며 "개별 합의만으로도 생산력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연합체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퀀텀닷업체 QD비전으로부터 자발광디스플레이 관련 특허자산을 사들였다. 그러나 이 기술이 들어간 제품은 아직 출시 시기가 불투명하다. 한종희 부사장은 해당 기술이 적용된 TV가 언제 출시될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라스베이거스=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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