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정해진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지 않고 사람처럼 생각하며 상황에 맞는 대사를 하거나 이용자를 돕는 NPC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는 게임이 성큼 다가왔다.
7일부터 10일(현지 기준)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는 한국 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선두 업체인 엔비디아(대표 젠슨 황)와 손잡고 개발 중인 신 기술들이 베일을 벗었다.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엔비디아와 함께 AI 혁신 기술로 개발 중인 CPC(Co-Playable Character)를 최초로 공개했다.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고정된 대사와 행동만 반복하는 기존 게임 속 NPC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CPC의 특징이다. 이날 크래프톤이 공개한 '배틀그라운드' 영상에 따르면 게이머는 CPC 캐릭터와 함께 협동해 전장을 누비고 전술적인 행동을 펼치는 장면이 소개돼 이목을 끌었다.
크래프톤은 향후 배틀그라운드 IP 프랜차이즈와 출시를 앞둔 신작 '인조이(inZOI)'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하며 이용자 경험의 변화를 이끌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CES 2025는 크래프톤과 엔비디아가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선보이며, 게임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CPC를 비롯한 AI 기반의 차별화된 기술로 이용자 경험을 확장하고, 글로벌 게임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대표 박관호)도 종속회사인 위메이드넥스트(대표 박정수)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 중인 '미르5'의 AI 보스 '아스테리온'을 CES 2025 개막 하루 전인 6일(현지 기준) 엔비디아 지포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첫 공개했다.
아스테리온은 머신 러닝을 통해 이용자 행동 패턴을 학습하며,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이는 보스다. 이용자는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하며, 이를 통해 더 큰 재미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위메이드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엔비디아와 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양사는 머신 러닝과 SLM(소형 언어 모델)이 적용된 AI 모델을 파인튜닝해 미르5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의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엔비디아 에이스와 AI 추론 마이크로 서비스 'NIM',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 등이 활용됐다.
박정수 위메이드넥스트 대표는 "항상 새로운 전술을 요구하는 미르5의 AI 보스는 게임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 기술이 게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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