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축제 찾는 MZ세대, 아네모이아 현상 강해”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김종원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겸 축제 총감독이 올해 지역축제를 두고 “겪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해주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26일 부산광역시청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지역축제 전망과 방향성을 진단했다.

그는 “지역축제를 진단해 보면 분명히 흥(興)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 망(亡)하는 축제가 있고, 반대로 망(亡)할 거 같았는데 대박난 축제가 있다”며 “대박난 축제는 100%가 관광형 축제가 아닌 체험형 축제다. 지역 문화와 계절의 특성을 체험할 수 있는 ‘제철 체험 프로그램’이 고루 갖춰졌을 때 입소문의 선순환을 타고 관람객이 쇄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제를 찾는 MZ(밀레니엄+Z)세대의 아네모이아(Anemoia) 현상을 언급했다. 아네모이아(Anemoia)는 ‘겪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으로, 축제 콘텐츠에도 적용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MZ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도 축제장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체험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대표적인 예시로 지난해 경기도 시흥 갯골 축제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열린 갯골 축제는 축제 역사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며 “이 같은 성적을 낸 요인은 시민이 기대하는 ‘겪어본 적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을 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흥 갯골 축제를 볼 때 2025년은 2025년에 맞는 아네모이아(Anemoia)가 있다”며 “이를 반영한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 기획 여부에 따라 올해 성적표가 좌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축제 본질 외면…초대 가수 의존도 높아

김 이사장은 지역축제를 바라보며 대형 가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대형 가수 의존 현상은 축제 콘텐츠 고민 없이 쉽게 가려는 축제 업계 관행에서 나온 것”이라며 “아무리 출연료를 비싸게 불러도 오기만 한다면 좋다는 식이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정 가수를 따라 축제장을 이동하는 팬덤이 문제”라며 “초대 가수가 3~5곡 노래를 부른 후 퇴장하면 가수를 따라 팬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객석이 텅 비어버리고 만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이 같은 현상은 하급 문화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가수와 가수를 위한 무대 설치 비용이 축제 예산 50% 이상을 점유하는 비정상적인 관행이 바꾸는 게 가장 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불법 부스 임대와 바가지 요금 극성…지차체, 고스란히 떠안아

김 이사장은 수면 위로 떠오른 축제장의 ‘바가지 요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바가지 요금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더 심해진 나쁜 행태”라며 “이에 대한 불만은 결국 지자체로 향하는데 해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지역 소상공인과 지자체, 축제 운영 총괄 감독이 협의체를 만들어 불법 상인들이 발을 못 붙이게 원천 차단하면 된다”며 “그래야 축제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이 혜택을 받는다”고 제안했다.

또 축제 홍보 때 지자체와 총감독, 지역 소상공인이 상생 방안으로 “축제 추진위에서 지역 소상공인에게 허가증을 주고 허가증이 부착된 부스에서 건강한 제철 먹거리를 소비하도록 유도하면 된다”고 말했다.  

◇ 축제 흥망(興亡) 갈림길, 진정성·콘텐츠·홍보·안전 ‘삼박자’

김 이사장은 “결국은 축제의 흥망(興亡)이 사람 손에 달려 있다”며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좋은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해서 한쪽으로 쏠리는 축제 예산의 균형을 잡고, 킬러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 마케팅에 최선을 다하면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점령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축제든 이 축제를 왜 하는지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축제 성공은 매력적인 프로그램, 전략적인 홍보 마케팅, 완벽한 안전 시스템, 효율성 높은 운영 역량이 딱딱 맞아 돌아갈 때 창출된다. 이 모든 건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몸을 던져 실천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