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로 걱정이 많았는데 6시간만에 전격 해제되면서 마트 분위기는 다른 날과 다르지 않네요."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예상치 못한 계엄령 선포-해제가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가운데 혼란을 겪은 국민은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간밤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상식량 등 생필품을 확보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는데, 계엄령이 해제된 이후 낮 시간에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소비 패턴이 감지되고 있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계엄령이 선포된 전날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통조림, 즉석밥 등 비상시 먹을 식품류의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A편의점의 경우 이 기간 통조림 매출이 337.3% 늘었다. 봉지면(253.8%), 생수(141.0%), 즉석밥(128.6%), 안전상비의약품(39.5%) 등도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B편의점 역시 같은 기간 즉석밥 매출이 70% 증가했고 라면과 생수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A편의점 관계자는 "주택가 편의점 중심으로 생필품 구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현장 직원 및 매장 근무자에 따르면 50~60대 연령대 고객 수요가 높았다"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는 통조림과 라면의 소비 급등으로 관련 상품의 진열장이 비어 있는 모습이 보이는 등 다소 긴박한 상황이 감지됐지만 계엄령 해제 이후인 오전 10시경 손님을 맞이한 대형마트의 경우 다른 평일과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방문한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경우 고객들이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쇼핑을 하는 모습이었다. 카트에도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함이 아닌 즉석식품, 채소, 생필품 등 평소 자주 구매하는 물건들이 실려있었다. 통조림과 라면, 생수가 있는 진열장 역시 상품들도 가득 차 있어 '사재기' 등의 행위가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 했다.
해당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C씨는 "전날 저녁에 비상계엄 선포로 걱정이 많았다. 마트에 비상 식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하지만 새벽에 계엄령이 해제됐고 근무하면서 본 고객들의 상품도 다른 날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혹시 모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따라 이날 오전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대외 환경 불안에 따른 그룹사 전반 사태 파악 및 대응을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엄령이 해제됐지만 탄핵정국으로 이어지거나 또다른 변수가 발생한다면 소비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업계에서도 이번 사태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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